어제 과외 마치고 집에 가는데 도로에 노부부가 리어카에 폐지를 가득 실어서
오르막 차도를 위태하게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
두 분 다 매우 마르셨고 차도였지만 밀고 가고 계셨다.
노후의 가난은 정말 힘들다.
저렇게 산더미같이 많은 폐지를 주워도 받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전에 폐지수집노동실태 다큐 본 적이 있다.
보는 내내 마음이 먹먹해져 왔다.
늙고 돈 없고 아픈 것만큼 서러운 것이 있을까?
한층 나이 드신 부모님도 생각나고 점점 나이 들어가는 나도 생각난다.
추석 연휴지만 오늘 회사에 출근했다.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겠지?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살아도 잘 모르겠다.
법륜 스님은 이유를 찾지 말라고 하셨는데…
중생은 자꾸만 궁금하다.
연휴 내내 공부만 해야겠다.
불안하거나 답답할 때는 뭐에 집중하면 시간도 잘 가고 좋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은 나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을 것이다.
불안이라는 감정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건강, 노후자금, 나의 꿈, 가족, 우정, 사랑들의 밸런스를 잘 맞춰가면서 살아내겠다.
이렇게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데 최악은 면하지 않을까?
추석 보름달 보고 소원도 빌어야지…
그리고 가을 전어도 시켜서 먹어야겠다.
삶의 소소한 재미도 놓치지 않겠다.
#폐지#수집#리어카#노부부#가난#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