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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핀처 감독

by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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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꼽자면 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세븐’과 ‘파이트클럽’을 꼽는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영화 ‘더 게임’도 좋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내가 참 좋아하는 감독이다.

영화 ‘세븐’에서의 마지막 결말은 언제나 다시 봐도 명작이다.

빌런이 완벽히 승리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브레드 피트의 연기는 진짜 명장면이다.

내가 본격적으로 시나리오 공부하면서 숫자는 헤아리기 못하지만 천편은 훨씬 넘는 영화와 드라마를 봤다.

신작 영화, 드라마는 물론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하여 학원 다니면서 작가님들이 추려준 추천 리스트,

‘세이드 더 캣’에 나오는 영화들 마구 닥치는 대로 봤고 지금도 보고 있다.

그렇게나 많은 작품이 있지만 기억에 남는 명작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좋은 작품은 여러 번 봐도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이 보인다.

난 ‘세븐’에서의 빌런이 내가 본 빌런 중에 최고였다.

논리적으로 완벽하고 최종 마무리도 훌륭했다.

그보다 강력한 빌런은 난 아직 본 적이 없다.

그가 자신의 논리를 펼치는데 그 논리의 완벽함이란 일면 수긍이 가기도 했다.

형사가 도서관에서 범인이 남긴 메시지를 해석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너무 똑똑한 빌런이기에 버거워 보이기도 했다.

빌런이 짜 놓은 주도면밀한 덫에 걸린 주인공이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다.

‘세븐’을 자주 보는 데 언제나 봐도 명작이다.

‘파이트클럽’은 참 이상한 마력은 가진 작품 같다.

난 원래 잔인한 영화를 잘 못 본다.

그런 장면이 나오면 눈을 감곤 한다.

권투나 격투기는 아예 보지 않는다.

내가 ‘파이트클럽’을 보면서 폭력성이 주는 묘한 쾌감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을 느꼈다.

왜 권투 같은 경기에 사람들이 그렇게 열광하는지 이해하게 만들었다.

나같이 이런 사람도 이해하게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가끔 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인간을 정말 잘 이해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나도 그런 작품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지만 얼마나 쉽지 않은지 안다.

전에 홍자람 작가님이 내 작품 피드백하면서 너무 깊이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 소재를 가지고 정말 바닥까지 생각해 보라고 피드백 주셨다.

바닥을 마주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의 내면 깊은 곳까지 들어가야 한다.

그러면 나의 상처도 봐야 하고 나의 추악함도 봐야 하고 나의 어둠은 심연과 마주해야 한다.

아직 난 용기가 부족하고 나의 진짜 모습을 보는 것이 두렵다.

솔직히 자기 자신을 정말 들여다보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욕하는 사람들과 내가 같은 종류의 쓰레기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난 내가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 후부터 타인에 대해 많이 관대해졌다.

그래도 아직 내가 보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이 존재한다.

글을 쓰는 과정은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 같다.

조금씩 노력하고 있으니 죽기 전에는 작품 하나 쓰지 않을까?

그래도 옛날보다는 자기검열이 줄어 들었고 아직도 있지만…

조금씩 필력도 늘고 있는 것 같다.

꾸준히 오래 쓴다면 나도 잘 쓸 것이라고 믿는다.

시험 끝나고 빨리 글 쓰고 싶다.


#데이비드핀치#감독#영화#세븐#파이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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