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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우는 여자

by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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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지인 이야기이다.

남자한테 싫다고 하는데 절대 안 떨어져서 결국 그 남자 앞에서 담배를 피웠다고 한다.

그렇게 자기한테 매달리던 남자가 자기가 담배 피우는 모습에 떨어졌다면서

그 남자가 자기한테 멀어져서 다행이만 한편으로 어이없다고 말했다.

난 그 남자도 아는 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 남자한테는 누나가 있었는데 그 누나가 담배를 피웠다.

그래서 그 남자가 제일 싫어하는 여자가 담배를 피우는 여자였고

그것을 내 지인을 건드린 것이었다.

역린를 건드렸다고 볼 수 있다.

내 지인도 그 남자 누나를 알고 있었기에 모르고 그랬을 수는 없다.

아마 둘 다 서로에게 테스트를 했을 것이다.

지인은 ‘이래도 내가 좋아?’라고 그 남자를 떠봤을 테고

그 남자는 ‘이렇게까지 내가 싫어?’ 이렇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

가끔 로맨틱한 영화나 소설을 보면 사랑에 모든 것을 거는 스토리가 나온다.

읽으면 참 마음이 몰랑몰랑해오기는 한다.

하지만 이 세상 그 누구도 자기 자신보다 사랑하는 존재는 있을 수가 없다.

이제는 나는 이런 나를 받아들이고 또한 다른 사람도 이러하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렇다고 사랑이 없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온전히 바로 선 다음에야 타인에 대한 사랑할 수 있다.

내가 불완전하고 스스로 충만하지 않는 사람은 사랑을 해도 여전히 공허하고 메말라 있다.

그 사람 없이는 살수 없는 것이 아니라 단지 조금 아쉬울 뿐이고 인간은 또 잘 살아간다.

연인과 헤어지고도 자식이 죽어도 배우자와 사별하여도 우리는 살아간다.

나는 우리는 그렇게 강한 존재이고 삶은 그런 것이다.


#담배#사랑#인간#나#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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