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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격리

by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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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살던 시절이 바로 얼마 전인데 이제는 잘 기억도 안 난다.

이렇게 인간의 적응력이란 무섭다.

난 코로나 때 코로나에 걸려서 격리된 적이 있다.

초반이 아니라서 물품은 받지는 않았는데 집에 혼자 지냈다.

그런데 난 그 시간이 참 좋았다.

강제로 격리된 것이 처음이었는데 정말 내가 원하는 것 하면서 즐겁게 지냈다.

집에서 책도 읽고 영화, 드라마도 보고 글도 쓰고 정말 알차게 보냈다.

요즘은 배달도 잘 되니 불편한 것도 없었다.

안에서 운동도 했기에 이렇게 살면 몇 년도 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했던 시간이었다.

가끔 그때가 그립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 온전히 나만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을 한다.

내가 느끼는 순간순간의 감정을 음미하고 생각의 생각의 꼬리를 무는 시간을 가진다.

그러면 거시와 미시를 오가고 과거, 현재, 미래를 왔다 갔다 한다.

전부를 알 것도 전부를 모를 것도 같다.

내 안에 온 우주를 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세포 하나하나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그런 무아의 경지에 이르면 가끔 나는 득도의 경지에 이른 것일까? 그런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내 현실에 돌아오고 정신없이 삶을 이어간다.

하지만 극강의 몰입을 하면 가만히 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시공간은 사라지고 집중하는 나만 존재한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고 지나가 있곤 한다.

왠지 모르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코로나#격리#나#자신#집중#몰입#카타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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