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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초집단

by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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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여자지만 여자는 참 어려운 존재인 것 같다.

남초집단보다 여초집단이 나는 더 어렵다.

그 미묘한 신경전과 보이지 않는 시기와 질투는 정말이지 피곤하고 힘들다.

내가 여초집단에서 살아남는 나만의 비결은 이러하다.

첫째, 모두에게 잘 보이려는 생각 자체를 안 한다.

그냥 나쁘지만 말자는 주의이다.

기본 예의만 잘 지켜도 나빠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호칭을 절대 ‘언니’라는 특유한 친근함으로 관계 설정을 하지 않는다.

나에게 그렇게 다가오면 난 정색하고 00 씨, 00 님으로 부르겠다고 한다.

언니, 동생으로 설정하는 순간

뭔가 이상하게 꼬이는 경우를 왕왕 보았기에 나는 애초에 그렇게 만들지 않는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나는 말을 놓지 않는다.

어떤 단체에서 만난 10대에게도 나는 마칠 때까지 존댓말을 썼다.

지금 과외하는 중2 여학생에게도 거의 존댓말을 쓴다.

난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사람들에게 모든 사람에게 존댓말을 쓸 예정이다.

둘째, 주인공 자리를 양보한다.

내가 주인공이 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기꺼이 하녀가 되는 전략을 취한다.

높여주고 칭찬해 준다.

그런다고 내가 무시당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을 겪으면 다들 어떤 사람인지 안다.

내가 그렇게 한다고 나를 업신여기거나 무시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내가 말을 한 대로 행동하고 성실하고 나만의 철학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다들 나를 이해하고 지지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나는 일정 시간 사람과 함께 있으면 또한 일정 시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어떤 사람에게 기대려 하거나 의지하려는 생각이 들면 의도적으로 그 사람과 거리를 둔다.

그게 그 사람과 나와 건강하게 오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인간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나도 여자고 사람이고 하지만 나도 내가 어렵고 타인도 어렵다.


#여초집단#남초집단#언니#호칭#관계#존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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