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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영 Sep 22. 2022

다이아몬드를 넣었어

상우에게 들려주는 자장 이야기

하늘에서 상우를 데려올 때 신이 엄마에게 말했어.

아이를 어떤 모습의 아이로 만들지 신중히 골라보라고.


피부는 무슨 색으로 할 건지, 눈은 무슨 색으로 할 건지.

마치 상우가 좋아하는 포켓몬 고 게임에서 트레이너의 피부 색깔, 눈 색깔, 머리 모양, 바지, 티셔츠, 모자 상우가 고른 것처럼.


엄마는 상우의 눈, 코, 입, 피부, 머리카락, 귀, 고추, 똥구멍까지 다 골랐지.

그렇게 상우의 형체가 만들어졌고

마지막으로 마음을 골랐어.


마음 재료가 들어있는 문을 열었더니 온갖 돌들이 있더라.

울퉁불퉁 못생긴 돌도 있었고, 말랑이 같이 말랑거리는 돌도 있었고, 반짝반짝 빛이 나는 돌도 있었어.


보석의 석 돌이라는 뜻이란 거 알고 있지?

한자로 돌을 석이라고 해서 보석이거든.

그래 지난번에 엄마가 말해줬어. 보물같이 귀한 돌이라서 보석이라고.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들이 아주 많이 있었지.

루비,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금도 있고, 은도 있었어.


돌중에서 가장 단단한 돌이 뭔지 알지?

오~ 똑똑한데! 맞아! 다이아몬드야.

엄마는 상우의 마음의 재료로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돌인 다이아몬드를 골라 넣었지.

상우 마음이 세상 그 누구보다 더 단단했으면 좋겠어서.


그래 몸속에 있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여기 이 안에는 다이아몬드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거야.


넌 그냥 존재만으로도 반짝반짝 빛나는 엄마의 보석인 거야.


그런데 상우야,

다이아몬드를 자를 수 있는 건 뭐 밖에 없다고 그랬지?

맞아.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로 밖에 자를 수 없다고 했지?


그럼 다이아몬드를 자르는 다이아몬드는 큰 다이아몬드일까 , 작은 다이아몬드일까?


큰 다이아몬드라고?

잘 봐. 이렇게 큰 다이아몬드로 작은 다이아몬드를 자르면 작은 다이아몬드는 박살이 나버려.

그렇지만 이렇게 깨알만큼 작은 다이아몬드로 큰 다이아몬드를 자르면 아주 예쁘게 깔끔하게 자를 수 있는 거야.


상우는 지금 작지만 큰 다이아몬드도 자를 수 있는 큰 힘을 가지고 있어. 그만큼 넌 강한 아이라는 거야. 그러니깐 항상 씩씩하고 당당하게!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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