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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hos Dec 20. 2022

남자 친구가 생겼어요

이 작품의 제작시기는 초등학교 4학년 때입니다.

처음으로 아빠가 아닌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가졌던 시기로 기억합니다.

왜냐하면 "난 커서 아빠 같은 남자랑 결혼할 거야" 했던 아이가 이때부터 학교 갔다 집에 오면 반 남자아이들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아빠 키가 제일 크다고 했는데, "우리 반에 아빠보다 더 큰 남자애가 있다"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보면, 신기하게도 지금 딸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무슨 일이든 자기가 주도해야 하고 주인공은 '나야 나'가 돼야 합니다.

그림에서도 여자가 남자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말타기 놀이를 하는데 말은 남자이고 여자가 타서 어디로 가라고 지시하고 있고, 흔들의자에 앉아 남자에게 뭐라고 하고 있는 걸 보면 드러납니다.


그럼, 그림 속의 남녀 모습을 하나하나 관찰에 볼까요?

먼저, 말타기 하는 모습입니다.

언급했듯이 남자는 말이고 여자는 위에 타서 어디로 가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남자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온몸에 잔뜩 힘을 주고 버티고 있습니다.

다음은 흔들의자에 앉아 남자의 가슴에 손(또는 장남감)을 대고 있습니다.

잠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의 성격을 닮아 의자도 그냥 의자가 아닌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남자의 손에 뭐가 들려 있는데 꽃인지 아니면 그냥 선물인지 아니면 뭘 가져오라고 했는지... 아무튼 뭔가 들려 있습니다. 의자에 앉은 아이가 남자 가슴에 뭔가를 댄 거를 보면 뭘 시켰는데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많이 좋아한가 봅니다. 병아리 입술에 하트가 날리는 걸 보면요.

어쩜 여자아이의 심리를 묘사한 거겠죠? 이렇게 마음대로 시켜도 날 좋아해 주는 남자를 원하는 심리요.

다음은 서로 마주 보며 음료를 마시는 모습입니다.

표정을 볼까요? 여자는 좋은 내색이고 반면 남자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걸 보니 첫 만남이라 많이 부끄러운가 봅니다. 어쩜 이 그림이 스토리상 첫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탁자에는 하트 모양이 그려져 있어 작가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아래의 모습을 볼까요?

여자와 남자아이가 탄산수를 들고 같은 동작으로 춤을 추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이 둘은 나머지 두 아이들과 다릅니다. 아이들의 머리 모양과 옷을 보면 아마도 친구들인 것 같습니다. 이 친구들은 새롭게 만나는 여자와 남자의 만남을 축하해주는 모습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탁자에 커다란 케이크(?)를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모습입니다.

둘 다 웃고 있는 걸 보니 사귄지 좀 지난 것 같습니다. 특이한 점은 여자가 앉은 의자가 바뀌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건을 금방 싫증 내는 성격을 닮아서 그런지 자세히 보면 여자가 앉는 의자의 모양이 모두 다릅니다. 재밌는 것은 남자아이의 의자는 모두 동일합니다. 아마도 자기를 향하는 마음이 변치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반영한 것은 아닌지 생각됩니다.


간절한 마음을 투영했을까요? 전체적으로 원색의 강열한 색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첫 만남은 여자와 남자의 크기가 동일했는데 사귄 후는 여자가 남자보다 더 크게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축하해주는 두 아이를 제외하곤 남녀의 모습이 모두 옆모습만 보입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화가의 주관이 강하게 반영된 자기중심적인 작품의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과연 현실에서도 자기만 바라보고 좋아하는 남자 친구를 사귀었을까요?


남자 친구가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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