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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hos Apr 24. 2023

아빠는 갈비를 잘 구워요.

효도는 이렇게 할 거에요.

오늘 보실 아이의 작품은

초등학교 2학년 때의 그림일기와 중학교 2학년 때의 그림입니다.  



먼저 중학교 2학년 때 '효 문자도 그리기'라는 작품(?)입니다.


사랑하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은 것을 그리는 활동인 것 같습니다.

아이는 개, 전원주택, 꽃밭, 고무장갑, 캠핑카로 우리 부부에게 효도를 할 요량인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해 우리 부부는 강아지를 키우거나 전원주택에 사는 것을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

(어찌하다 보니 지금 고양이는 키우고 있습니다)

애완견을 기르고 싶다는 것은 아마도 아이의 간절한 소망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퇴직 후 캠핑카로 전국일주를 하고 싶은 꿈은 있습니다. 거의 매일 유튜브로 캠핑카를 봐서 아이가 이런 그림을 그린 것 같습니다.

당연히 고무장갑으로 설거지를 도와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글씨도 반듯하게 잘 쓰고, 제법 그림도 잘 그리는 것 맞죠?

제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데 이 그림을 보시는 작가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다음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그림일기입니다.

일기먼저 볼까요?


아마도 집 근처 '옛집'이라는 고깃집에 갔었나 봅니다. (저는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ㅠ)

사실 저는 고기를 잘 못 굽는데 아이는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고기를 잘 굽는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아이는 어릴 적부터 돼지갈비를 좋아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소고기보다 돼지갈비를 더 좋아하고요.


재밌는 표현이 있습니다.

계란이 접시에 안 나오고, 솥에 나오는 게 신기했나 봅니다. 아마도 계란찜을 보고 이런 표현을 한 것 같습니다.


제목 : 옛집

옛집에 밥을 먹으러 갔다.
아빠는 고기를 잘 구우신다. (아빠는 원래 고기를 잘 구우세요)
고기를 구우실 때 전 호박 통조림을 먹었지요. (호박 통조림은 접시에 나와요)
고기는 일반 고기가 아니었지요.
제가 좋아하는 갈비였답니다.
조금 기다리니 접시에 계란이 안 들어있고 솥에 계란이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더 맛있었어요.
다름에도 또 오고 싶어요.



자 그럼 그림으로 어떻게 표현했는지 볼까요?


8월 23일에 쓴 일기입니다.

날씨는 태양에 동그라미를 했습니다. 바로 위에 '쨍쨍'이란 표현을 넣어 매우 더웠음을 알려줍니다.

아이 혼자 앉아 있고 맞은편에는 아빠와 엄마가 앉아 있습니다. 지금도 외식을 하면 이렇게 앉습니다.

가운데 초록색 판에 위에 '지글지글' 갈비가 맛있게 구워지고 있습니다.

그 위에 까만 나무 같은 것은 아마도 연기를 빨아들이는 연통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왼쪽에 갈색 솥이 보입니다.

일기에 썼던 접시가 아니라 솥에 나온 계란찜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이상 '아빠는 오늘도 아이의 그림을 분석합니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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