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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hos Jun 07. 2023

초롱이 꽃

학교 울타리를 뚫고

다소곳이 머리를 숙인 꽃이

도대체 얼마나 새침한 성품을 지녔길래

얼굴을 저리도 보여주지 않을까?


속물스럽게도 그 얼굴이 하도 궁금하여

무릎을 꿇고 그것도 모자라

머리까지 숙여 쳐다보았더니

이런 단아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겉모습만 보면 알 수 없고

반드시 낮은 자세로 무릎을 꿇어야만

볼 수 있는 꽃이

마치 우리 아이들 같다 


장미처럼 자기 예쁜 모습을

맘껏 뽐내는 꽃이 있는가 하면

이 꽃처럼 몸을 움직여 자세히 보아야만

감춰진 예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처럼


공부도 잘하고 외모도 멋진 아이들은

고개를 떳떳하게 들고 뭇 사랑을 듬뿍 받지만


자신이 예쁜 줄도 모르고 고개를 숙인 아이들은

사랑을 많이 못 받는다

우리 어른들이 저 꽃처럼

낮은 자세로 감춰진 얼굴을 보아야만

그 예쁜 모습,

그 아이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



초롱꽃인데, 예쁜 모습과 달리 번식력이 너무 왕성하여 함부로 심으면 안 되는 꽃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6월 말까지는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것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도 틈틈이 작가님들의 소중한 글을 정독하겠습니다.

110분의 구독자님들이 부디 제 곁을 떠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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