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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hos Nov 13. 2023

수능 기도

제목 : 수능 기도


11월 셋째 주 목요일

그 많고 많던 나뭇잎 다 떨어지고

잎새 세 개만 겨우 붙어 있는 나무 쳐다본다.


첫 번째 잎새

바람에 날려 땅에 닿기 전에 기도한다.

수능 시험이 삶을 결정짓는 것이 아니니

혹여 그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슬퍼하지 말라고.


두 번째 잎새

바람에 날려 땅에 닿기 전에 기도한다.

삶의 전부인 것처럼 매달린 수능 시험이

찬란한 내일의 작은 조각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해달라고.


마지막 잎새마저 떨어지는

11월 어느 교정(校庭)에서 

당차고 자신 있게 시험 잘 보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나무도 수능 시험일을 아는 듯...



* 대문 이미지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258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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