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수능 기도
11월 셋째 주 목요일
그 많고 많던 나뭇잎 다 떨어지고
잎새 세 개만 겨우 붙어 있는 나무 쳐다본다.
첫 번째 잎새
바람에 날려 땅에 닿기 전에 기도한다.
수능 시험이 삶을 결정짓는 것이 아니니
혹여 그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슬퍼하지 말라고.
두 번째 잎새
바람에 날려 땅에 닿기 전에 기도한다.
삶의 전부인 것처럼 매달린 수능 시험이
찬란한 내일의 작은 조각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해달라고.
마지막 잎새마저 떨어지는
11월 어느 교정(校庭)에서
당차고 자신 있게 시험 잘 보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 대문 이미지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258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