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복수난수, 覆水難收)
한 번 내뱉은 말도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수구여병, 守口如甁)
활을 떠난 화살도 다시 돌아올 수 없습니다.
(이발지시, 已發之矢)
깨진 거울은 다시 비출 수 없습니다.
(파경부중조, 破鏡不重照)
떨어진 꽃은 다시 가지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낙화난상지, 落花難上枝)
한 번 바닥에 놓아버린 화투 패는 다시 무를 수 없습니다.
(낙장불입, 落張不入)
집 나간 며느리도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삭제된 글은 복구가 불가합니다.
어제 정성스럽게 쓴 브런치글을 제 부주의로 삭제해 버렸습니다.
다시 읽다가 수정하려고 연필 모양의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실수로 쓰레기통 버튼을 눌렸습니다.
친절하게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라는 문구도 있었는데 못 봤습니다.
'삭제된 글은 복구가 불가합니다.'도 있었는데, 무시했습니다.
순간의 부주의와 실수로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사태를 만들었습니다.
물건 잃어버리는 것보다 애써서 만든 글을 '삭제'해 버렸을 때의 '고통', 생각보다 무지 아픕니다.
삭제한 글은 '우리 학교에 노벨상 후보자가 있습니다.'라는 글입니다.
고통이 무뎌질 때 다른 글로 다시 올리겠습니다.
그나저나 '램즈이어' 작가님과 또 한 분의 작가님의 댓글도 사라졌으니 이를 어쩐답니까?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