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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hos Nov 01. 2022

그곳에서 편히 쉬시길...

하늘로 가신 이모부를 그리워하며

"우리 아들 왔구나?  밥은 먹었어?

  안 먹었으면 냉장고에서 반찬 꺼내 먹어, 반찬 없으면 계란 프라이라도 해 먹고"


헤엄치며 물고기 잡던 고향 떠나

자동차와 빌딩 가득한 도시에서

향수병에 힘들어할 때,

"너는 우리 집안의 자랑이다"라고 용기를 주신 당신


기생충의 송강호처럼 베스트 드라이버는

어떠한 도로 환경에서도 종이컵에 든 커피가

흔들리거나 쏟아지면 안 된다며

내게 처음 운전을 가르쳐주신 당신


수다를 좋아하여 타는 택시 손님마다

10년 지기 친구에게 하는 것처럼

세상 사는 이야기를 건네던 당신


교사가 됐을 때

마치 대통령에 당선이라도 된 것처럼

일면식도 없는 손님에게

우리 아들이 이렇게 성공했다고 자랑한 당신


어린 시절 도시로 유학 온 나를

아들이라고 부르던 당신


당신,

이모부가 하늘나라로 가셨다.


조용히 주무시면서 돌아가셨다.

평소 누구에게 폐 끼치기 싫어하는 성품처럼

하늘나라로 그렇게 가셨다.


그곳에서는 이모 눈치 보지 말고

좋아하는 붕어 낚시 실컷 하시고

편히 계세요.

힘든 시절 포근하게 안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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