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thos Nov 01. 2022

그곳에서 편히 쉬시길...

하늘로 가신 이모부를 그리워하며

"우리 아들 왔구나?  밥은 먹었어?

  안 먹었으면 냉장고에서 반찬 꺼내 먹어, 반찬 없으면 계란 프라이라도 해 먹고"


헤엄치며 물고기 잡던 고향 떠나

자동차와 빌딩 가득한 도시에서

향수병에 힘들어할 때,

"너는 우리 집안의 자랑이다"라고 용기를 주신 당신


기생충의 송강호처럼 베스트 드라이버는

어떠한 도로 환경에서도 종이컵에 든 커피가

흔들리거나 쏟아지면 안 된다며

내게 처음 운전을 가르쳐주신 당신


수다를 좋아하여 타는 택시 손님마다

10년 지기 친구에게 하는 것처럼

세상 사는 이야기를 건네던 당신


교사가 됐을 때

마치 대통령에 당선이라도 된 것처럼

일면식도 없는 손님에게

우리 아들이 이렇게 성공했다고 자랑한 당신


어린 시절 도시로 유학 온 나를

아들이라고 부르던 당신


당신,

이모부가 하늘나라로 가셨다.


조용히 주무시면서 돌아가셨다.

평소 누구에게 폐 끼치기 싫어하는 성품처럼

하늘나라로 그렇게 가셨다.


그곳에서는 이모 눈치 보지 말고

좋아하는 붕어 낚시 실컷 하시고

편히 계세요.

힘든 시절 포근하게 안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담임교사가 아이를 보듬 듯...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