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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Z 교장 Oct 12. 2022

울 할매

나를 그토록 예뻐하는 우리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내 이마에

밭이랑 같은 주름이

몇 줄 새겨져 있는 꼴이

울 할매와 그토록 닮았지


도시로 유학 간 손주가

간간이 바닷가 고향가면

제일 이뻐하는 손자라고

할매 이마 닮은 주름진 주전자에

뻘낙지 가득 담아

울엄니에게 손주 묵이라고

무심히 건네주신 울 할매


총 싸대는 주말 서부영화를

그토록 좋아하고,

해 창창한 대낮에 소주 드시고

흥겨이 노래부르던 모습 눈에 아른거리네

술 냄새 풍기는 할매 얼굴을

예쁘다며 내게 부비는 모습 그립네


도시로 유학간 손주가

다시 도외지로 갈라치면

몸빼 바지 깊숙한 주머니에서

언제부터 그 속에 있었는지 모를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몇 장을

내 손에 쥐어주신 울 할매


그토록 예뻐라 하는 그 손주는

치매걸려 요양병원에 입원할 때

그리 빨리 떠나실지 모르고

한 번도 찾아 뵙지 못 한 게

철천지 한이 되었네


울 할매

오늘따라

무지하게 보고잡네 . . .




커버 이미지 출처 : https://www.hani.co.kr/arti/PRINT/6543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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