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그토록 예뻐하는 우리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내 이마에
밭이랑 같은 주름이
몇 줄 새겨져 있는 꼴이
울 할매와 그토록 닮았지
도시로 유학 간 손주가
간간이 바닷가 고향가면
제일 이뻐하는 손자라고
할매 이마 닮은 주름진 주전자에
뻘낙지 가득 담아
울엄니에게 손주 묵이라고
무심히 건네주신 울 할매
총 싸대는 주말 서부영화를
그토록 좋아하고,
해 창창한 대낮에 소주 드시고
흥겨이 노래부르던 모습 눈에 아른거리네
술 냄새 풍기는 할매 얼굴을
예쁘다며 내게 부비는 모습 그립네
도시로 유학간 손주가
다시 도외지로 갈라치면
몸빼 바지 깊숙한 주머니에서
언제부터 그 속에 있었는지 모를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몇 장을
내 손에 쥐어주신 울 할매
그토록 예뻐라 하는 그 손주는
치매걸려 요양병원에 입원할 때
그리 빨리 떠나실지 모르고
한 번도 찾아 뵙지 못 한 게
철천지 한이 되었네
울 할매
오늘따라
무지하게 보고잡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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