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모의고사
딸이 내게 묻는다
아빠!
도대체 쓸데없이 왜
모의고사는 자꾸 보는 거야?
엉뚱한 질문엔 분명 의도가 숨어 있다
딸아!
너 샤이니의 온유 좋아하지?
온유가 팬들 앞에서 콘서트를 하는데
너무 떨려서 실수해도 괜찮아?
온유 이름에 신난 딸은 대답한다
절대 안 되지
그런데 온유는 실수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거든
미끼를 문 딸에게 말한다
온유도 팬들 앞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연습을 엄청 많이 하는 거 너도 알지?
그건 온유가 실제 콘서트처럼 모의고사를 많이 봤기 때문이야
온유처럼 미리 모의고사를 여러 번 봐야
실제 수능에서 실수하지 않고 실력 발휘를 잘할 수 있는 거지
그 아빠의 그 딸은 되묻는다
근데 아빠!
왜?
온유도 100분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수학 문제를 풀수 있을까?
...
어제 저녁 나눈 딸과 아빠의 대화입니다.
오늘은 올해 처음 고등학생 1, 2, 3학년 모두 모의고사를 보는 날입니다.
모의고사를 왜 보는지 잘 알면서 이렇게 질문하는 이유를 제가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당연히 시험 보기 싫다는 것이겠죠.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생각보다 성적이 안 나올까 봐 걱정도 되니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모의고사 보는 날은 수능 때처럼 아이들은 학교에 8시 10분까지 등교해야 합니다.
8시 40분 1교시 국어 시험이 시작됩니다.
교실 전체를 둘러 둘러보면서
문제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읽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그래 너희들이 우리의 미래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