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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hos Apr 30. 2024

더 좋은 교장이 되겠다는 다짐

교장은 어떻게 되나?

지난주부터 교장 자격연수를 받고 있습니다. 교장 자격증을 받기 위해서는 총 200시간의 연수를 이수해야 합니다. 함께 연수를 받고 있는 분들은 대부분 교감 선생님인데, 이미 교장인 사람은 저처럼 공모교장이거나 사립학교 교장뿐입니다. 그리고 제가 물리적 나이로 가장 젊은 교장이라 생각됩니다.


학교장이 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소위 일반승진(교사-교감-교장)이라고 하는데 교사로 재직하면서 연구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거나 담임 및 부장경력, 농산어촌 지역 근무 가산점, 근무평정 등을 점수화하여 일정 점수가 되면 교감 자격을 받아 교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감 경력이 어느 정도 되면 교장 자격을 받고 교장이 될 수 있습니다. 90% 이상이 이러한 과정을 거쳐 교장이 됩니다.

두 번째는 교사에서 교육전문직원(장학사, 교육연구사)이 되는 방법입니다. 17개 시도교육청마다 장학사 선발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필기시험, 면접시험, 서류평가, 동료평가 등을 통해 장학사를 선발합니다. 교육(지원)청에서 장학사를 5년 이상 하면 교감으로 전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정 경력이 되면 교장 자격을 받아 교장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공모를 통해 교장이 되는 방법입니다. 학교 구성원이 학교 발전을 위해 가장 적합한 사람을 공모를 통해 교장을 뽑겠다는 제도입니다. 공모교장도 크게 3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교장 자격증이 있는 교원만 지원할 수 있는 경우, 교장 자격증이 없는 교사도 지원할 수 있는 경우, 현직 교사가 아닌 일반인도 지원할 수 있는 경우로 구분됩니다. 일반인도 지원할 수 있는 개방형 교장공모는 마이스터고와 같은 특성화고에서 주로 실시하는 유형입니다.


저는 두 번째와 세 번째가 혼합된 매우 특이한 경우입니다. 교사에서 장학사가 되었고 장학사에서 교감으로 전직하여 교감직을 수행하고 있다가 교장 자격증이 없는 상태에서 공모를 통해 학교장이 됐습니다.

승진의 개념으로만 교장을 생각하면 자칫 학교장이 된 순간 교사로서 모든 걸 이루었다는 자만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도 교사도 성장해야 하듯이 교장도 성장판이 항상 작동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학교 구성원 모두 변화에 대응하고 성숙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학교장이 된 이후 세 가지 인간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사회 없이는 나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회적인 인간, 또 하나는 '공동체 없이는 개인도 없다'는 민주적인 인간, 마지막으로 '자연 없이는 인간도 없다'는 생태적 인간입니다. 지금은 기후변화와 인공지능의 시대입니다. 이러한 불확실한 시대를 우리 아이들이 잘 대응하고 이에 걸맞은 역량을 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더불어 함께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학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장 선생님들이 연수를 잘 받고 오라고 작은 케이크와 함께 예쁜 꽃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선생님들의 표정을 보니 마지못해 주는 선물은 아닌 것 같아 기꺼이 받았습니다. 긴 시간 동안 학교를 비워 미안하지만(선생님들은 더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보다 더 좋은 교장이 되어 돌아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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