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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Z 교장 Jul 05. 2024

종이 신문을 읽는다는 것은...

'종이 신문을 읽는다'는 것은 주변에서 일어난 많은 사건들을 나만의 시선과 안목, 잣대로 세상을 본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내가 누군가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고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을 함께 본다.


종이 신문의 장점은 1면부터 마지막 면까지 쭈욱 훑어보면서 나 스스로 기사를 취사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목만 보는 기사도 있고 내용을 빨리 스킵해서 읽는 기사도 있다. 눈을 번쩍 뜨게 하는 좋은 기사를 발견하는 기쁨은 종이 신문이 주는 매력이다. 안경을 고쳐 쓰고 단어와 문장을 천천히 곱씹어가며 읽는다. 이렇게 읽으면 주어진 텍스트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닌, 기사의 내용과 내 사고가 버물려 비로소 완성된 나만의 신문기사가 된다.

하지만 다음이나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기사는 내가 자발적으로 취사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 보이는 기사는 내 사고가 들어갈 틈을 주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 폭력적이라 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최근 들어 인공지능이 제안한 기사만 뜬다는 것이다. 단 한 번 기사를 검색했을 뿐인데 알고리즘은 나에게 검색한 내용의 기사만 제공한다.


그렇다고 인터넷 기사를 보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뉴스이고 무엇이 뉴스가 아닌지를 포털사이트가 아닌 내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 시절 나는 신문을 활용한 교육, 즉 'NIE(Newspaper In Education)'에 관심이 많았다. NIE를 할 때면 신문읽기가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 향상에 매우 좋은 방법임을 강조하였다. 참 기특하게도 몇몇 학생들은 왜 같은 사건에 대해 신문마다 기사의 내용이 다른지에 대해 매우 의아해하였다. 사건[팩트]에 대한 분석 내용[의견]이 신문에 따라 다르다는 것만 알아도 신문 활용 교육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학생들에게, 특정 신문의 내용만 진실이라고 믿지 말고 여러 신문기사를 읽고 자기만의 판단 기준으로 사건의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교육했다. 때론 사건 자체를 왜곡하는 신문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세상을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적 가치관으로 보지 말아야 하고, 기사의 내용이 신문사마다 왜 다른지 사건의 맥락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특히 한쪽으로 치우진 편향된 사고로 모든 사건을 받아들이는 비뚤어진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오늘도

비에 젖은 종이 신문을 읽는다.

젖은 신문에서 비 오는 새벽

오토바이를 타고 신문을 배달하는

어느 낯선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종이 신문을 읽으면

이렇게 사람 사는 맛도 함께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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