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니가 부럽다
제목 : 그루밍
지친 몸을 이끌고 현관문을 연다
너는 문 앞에서 다소곳이 앉아 나를 애처로이 쳐다본다
오늘도 나에겐 너밖에 없다
나란히 수컷 둘이 소파에 앉는다
너는 요염한 자세로 소중한 그곳을 정성스레 그루밍한다
오늘도 나는 네 곁에서 외로이 캔맥주를 마신다
하나만 남은 쓸모를 그토록 애지중지 보살피는 너를 본다
'뭐가 그리 부럽냐?'고 너는 나에게 묻는다
'이 세상에 너만 존재하여 홀로 있음이 제일 부럽다'고 대답한다
92학번 자칭 MZ 세대 교장이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 그리고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학교와 일상의 소중함에 대해 글을 쓰고 있고, 26년 2월에 기획 출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