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달픈 두 분을 위해
새벽 바다 작은 배 위에서
내 혀에 닿는 짠내 나는 액체가
뱃머리에서 튀어 오르는 바닷물인지
아니면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인지 알 수 없었다.
아버지
동뜨기 전 바닷가
빛이라곤 희미한 달빛과
주름진 이마에 달린 낡은 전등뿐
거센 바람과 파도가 익숙한 듯
보이지 않는 바닷길을 한 치 흐트러짐 없이
반 평생을 함께한 김 양식장으로 찾아간다
어머니
반 평생을 남편과 함께 바다에 다녔어도
여전히 배 멀미약 '멕소롱'을 마시며
처음 따라간 아들이 행여 다칠까 봐
애절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힘들게 그물질하며
악착같이 바다와 함께 살았어도
단 한 번도 '힘들다', '힘들었다'라고
내색 한 번 하지 않은 두 분
내가 공부한 이유는
그날 이후
배의 방향키를 잡은 아버지의 거친 손과
배의 난간을 붙잡은 어머니의 두꺼운 손을
눈물 렌즈 사이로 굴절되어 보이는
당신들의 커다란 손을 본 이후부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