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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우울감
by
윤성민
Apr 1. 2024
이따금씩 나는 우울감에 빠진다.
어떤 때에는 예민함이라는 감정이 깊어지다 우울감으로 전이되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이유 없이 혹은 이유를 모른 채 우울감에 빠지곤 한다.
이유가 없거나 이유를 찾아내지 못한 우울감은 얕은 우울감이다. 하루 이틀 정도의 시간을 혼자 보내면 잠깐의 감기 기운처럼 알아채기도 전에 털어내 버린다. 그러나 종종 찾아오는 독감 같은 우울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기쁨과 슬픔 모두 나누면 두 배가 된다고 생각하기에, 나의 우울감을 다른 이와 나누지 않기에, 혼자 이 우울감을 해소시키려 갖가지의 방법을 동원한다.
좋아하는 것에 소비를 하고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내 감정을 속여 기분 전환을 하거나, 슬픈 영화나 드라마, 울적한 음악을 통해 감정을 소비하고자 하는 등의 경험적으로 체득한 방식들을 사용한다.
그러나 복잡한 이유가 얽히며 예민함에서 비롯된 우울감은 좀처럼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내가 내뱉는 말에는 감정이 투영되기에, 슬픔을 나누면 두 배가 된다는 나의 신념 덕에 우울감에 빠지면 나는 입을 굳게 닫는다.
이야기해봐야 울적한 소리뿐일 것이고, 아니더라도 나의 처진 기분을 알아챌 뿐일 것이고 보통의 이들은 내 감정을 배려하느라 전염될 것이다.
때문에 나는 말이라도 참아낸다.
나의 기분을 가장 자주 망치는 이가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기분이 한층 더 나빠진다. 참을 수 없는 이 우울감에 패배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이것을 문제 삼지 않으려 노력한다.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문제 삼지 않으려는 노력 덕에 속으로는 이 감정을 인정해도 입 밖으로는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이따금씩 나는 빠지고 만다. 피할 수 없는 이 우울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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