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호흡

by 윤 log

겨우내 축적된 게으름의 시간

추위라는 핑계에 가뿐하게 올라간 체중계의 숫자

봄이 오는 3월을 맞이하기 전

무거운 옷차림과 무거운 마음가짐을 떨쳐내려

가벼운 옷차림에 가벼운 마음가짐을 준비하려

심호흡을 해본다


나만의 시간을 붙잡아

후-후 심호흡을 하며 휴우——— 후우 ———


고무줄로 머리카락을 한껏 쓸어 모아

질끈 묶고

어제의 경직됐던 몸과

어제의 만난 맛난 음식과

어제의 달콤했던 유혹들을

가득 들이마 쉰 한숨에

손끝과 발끝으로 떨쳐낸다


두 손깍지를 끼고 두 팔을 쭈-욱 들어 올려 겨드랑이를 늘리고

동시에 목 뒤축을 접어 턱을 하늘로 보낸다

꼿꼿이 세운 허리는

다시 두 팔을 한쪽 방향으로 몰고 몰아 쥐어짜듯 비틀고

다시 반대 방향으로 향한다


한쪽 다리는 몸 안으로 접고 다른 한쪽 다리를 뻗어

그 위로 허리를 굽혀 무릎 뒤 오금을 자극하고

발목을 내 몸 방향으로 꺾어 종아리를 이완시킨다

다시금 깊은 호흡을 뱉고

반대 다리도 풀어준다


고개를 천천히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원을 그린 후

높디높은 기지개를 켜며

어제의 몸을 재정비하고

오늘의 시간에 맞춘다


따뜻한 차 한가득 컵에 내어와

나만의 조용한 아침을 만든다



매거진의 이전글2026년 설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