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잔치

by 유녕

삶이 잔치 같을 때가 있다 향 피워

병풍 사이 뒤안의 역설을

시각화하는, 일회용품 난무한

초상집의 상차림을 말하는 게 과연

아닐 터ㅡ 이맘때였던가?

이앙기의 키를 돌려놓고 '새참들

자시고 해' 기춘 아저씨의 유쾌한

구령은 막내가 삶은 국수로 허기를

채우기 전의 충분한 시장을 돋우고,

덜덜덜 모판을 싣고 도착한 큰아들

중현이의 경운기 소리가

노동을 격려하는 그

자리에서도ㅡ그 조촐한 차림에

능청스럽게 슬쩍 끼고 싶은,

삶이 잔치 같은 때가, 가령,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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