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반길까? 요새 빌리 아일리쉬에 푹 빠져 셔플로 그녀의 전곡을 재생하거나 한 곡만 주구장창 듣는다. 어제는 7번을 반복 재생했다. 아직까지 가사가 외워지지 않는 게 기적이지만 잠자리에서도 멜로디가 머릿속에 맴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동화하기 마련이다. 설령 글자 사이에서도 그런데, 그 언어를 만든 사람은 오죽할까. 오늘 도서관을 향하는 내 옷차림은 코드 블랙. '덤벼, 근데 넌 안 돼.'의 기품으로 하룻강아지처럼 나섰다. 귀에 꽂은 아티스트와 걷는 길에는 내가 무서워할 것이 없었다. 흣.
내 조카는 거짓말 살짝 보태어, 생김새가 빌리와 닮았다. 그래서 조카가 딱 20000배 더 좋아졌다. 나는 자주 못 보는 십 대 조카의 팬이 되었고, 이 생에 나잇값은 더 안 하고 살기로 했다. 나이가 뭔 상관이랴. 좋으면, 17살이든, 65살이든 그 사람을 닮을 수 있는 나와 너는, 트랜스포머다.
(벌써 2년 전) 어느 조카가 내가 말한 조카일까요? 이 사진은 조카에게 들키면 내릴 것입니다.
고등학교 때는 해외에서 나이를 묻는 표현은 자칫 무례할 수 있다고 배워서, 'How old are you?'는 써 본 기억이 없다. 되려 재미있는 것이, 한국을 벗어나니, 안면을 튼 지 5초 만에 내 나이를 물어댄다. 물론, 동안(?)이라며 반겨들 주지만, 나는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문화충격에 난감함을 경험한다. 서른 살 이후로 나이를 세지 않고 살고 있는데, 나도 신경 쓰지 않는 나이를 말하려다 보니 차라리 연도를 알려주기 시작했다. 친절한 그들은 나를 위해 대신 셈 쳐 나이를 알려준다. 그래서 캐나다인들이 그렇게 친절하다는 것이었던가.(실소)
매년 10월 말이면 첫눈이 온다. 그래서 이제 한 주 남은 가을의 마지막 자락이 너무나 소중하다. 어째서 단풍은 매년 아름다운지! 나는 안토니오 비발디처럼 사계의 감동을 음악으로 표현할 수 없지만, 매해 이렇게 철부지의 마음으로 감흥하고, 촐랑대는 건 딱 90살 때까지 한 번 해보려고 한다.
YO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