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bich
요새 내 폰에는 음식 사진이 넘쳐난다. 이 많은 사진을 대거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두 개국씩 소개하는 게 맞다. 첫 번째 음식은 이스라엘의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하다는 사비히sabich이다. 종종 내가 외식할 때 마지노선은 감자튀김이나 치즈피자이다. 다행스럽게도, 부다페스트를 여행할 때 다양한 채식음식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Hummusbar라고 하는 식당에 우연히 들렀다가 새삼 심마니가 천운의 수확물을 거둘 때 이 기분이었겠구나 싶었다.
위의 사진은 식당에서 찍은 것이다. 이미 세 번을 sabich를 만들었는데, 난 캥거루 주머니처럼 생긴 피타브레드보다는 부리토브레드(토르티야)가 식감 면에서 더 탁월한 듯하다. 멕시코와 중동의 만남. 다만, 여느 멕시코 요리처럼 이 샌드위치도 첫 데이트 음식은 아니다. 손과 입 주변이 자장면 버금간다. 짝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자장면 먹은 사람은 나로 족하다.
sabich 안에는 튀긴 가지가 들어간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삶은 달걀도 필요하다. 무슨 샌드위치든 소스가 관건인데, 사비히의 포인트는 바로 소스에 있다. 여긴 병아리콩을 으깬 허머스와 참깨로 만들어진 타히니가 들어간다. 콩과 깨의 만남인데, 이 이상 고소할 수가 있을까? 들깨수제비만큼의 고소함과 크리미함으로 연신 혼을 잃고 먹게 되어, 딱히 동행하는 사람이 없어도 세상을 잊고 혼자 즐길 수 있는 음식 이리라. 과장이 심한가? 이미 난 일주일에 두 번 꼭 사비히 샌드위치를 먹는다.
Cover Photo by james ballard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