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Pretzel

by 유녕

토요일. 거짓말 살짝 보태고, 냉장고가 텅 비었다. 대신 찬장에는 밀가루가 가득하고, 오늘은 그런 의미로 간식류를 만들어 봤다. 사진의 프레즐은 이미 다 먹었다. 4개를 굽고, 4개는 냉동상태. 5일간 독일을 여행하면서 리들LIDL에 들러 .27유로인 프렛즐을, 하나씩 사서, 가방에 넣어 다니다가 출출할 때 빼먹곤 했다. 가격도 싸거니와, 쫄깃한 식감이 예술이다.


간식을 만들 때, 특히나 오븐에서 갓 나온 먹거리를 대하는 우리의 모습이 재밌다. 당신의 취향이 보인다랄까. 나는 뜨거울 때 먹는 걸 좋아해서, 무조건 나오면 바로 집어먹는다. 한 김 식은 걸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따뜻할 때 먹으면 더 맛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면서 말이다. 내 친구들은 다르다. 참을성 없는 나와 달리 기다린다. 한 김 식어야 뜨거울 때 느끼지 못하는 과일맛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란다. 뜨겁든 식었든, 난 다 맛있어서 항상 문제다.



IMG_3486.JPG Pretzel


내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프레즐을 만드는 날, 네팔식 카레를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이스트 향이 가득한 프레즐을 난naan처럼 곁들여 먹었다. 왜 넌 아무렇게나 먹어도 감동인 거니?



벌써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났다. 독일로 가기 전 날, 독일에서 유명한 시를 찾아봤다. 영어로 번역이 되어서 물론, 원문의 맛은 좀 잃었겠지만 어쩌랴. 난 독일어 알파벳도 제대로 모르는걸. 서양답게 작가 이름이 길다: Eugen Berthold Friedrich Brecht. 호기심 있는 독자를 위해 (짧은 시라서) 오랜만에 번역해본다.


Send me a leaf


Send me a leaf, but from a bush

That grows at least one half hour

Away from your house, then

You must go and will be strong, and I

Thank you for the pretty leaf.


이파리 하나 줘요, 근데, (그 이파리는) 덤불에서 온 걸로요,

(그 덤불은) 당신의 집에서 적어도 30분 정도 떨어져 자라요. 그럼,

(그 덤불을 따러) 당신은 갈 테고, (덕분에) 튼튼해지겠죠, 그리고 나는

고마워할게요 당신께, 그 예쁜 이파리를 따줘서.


왜 일 시키는 거 같지? 읽고 나서 좀 피로해진다. 마치 둘째언니가 어린 막내동생을 꼬셔서 일 시키는 것 같은 건, 막내였던 내가... 시에 과하게 나를 투영시켰나 보다. 어릴 때 둘째언니에게 속는 나는 뻔한 바보였고, 그 바보는 지금도 다 좋단다. 허허. 원래 오늘은 몇 시간 전에 완성한 간식도 소개하려고 했으나, 점심을 먹고 둔해진 뇌 덕분에 여기까지. 안녕.




Cover Photo by Markus Spisk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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