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tart
크리스마스 주에 만나지 못 한 절친과 함께 마지막 세일의 만끽하고자 만남을 계획했었다. 건물에 들어가는 것조차 인원수가 정해져 있어 모든 입구에 사람들이 즐비하게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보고 우리들은 방향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마땅히 집에는 내놓을 만한 찬거리도 없었는데 다행히 어제 만들어 놓은 사과파이가, 네덜란드식 사과파이가 지원군으로 냉장고에서 날 구원해줬다.
그렇다. 오늘은 네덜란드가 주인공이다. 북미식 사과파이와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첫 번째, 파이 옆면을 보다시피 파이 팬이 아니라 케잌 팬에 파이를 굽는다. 혹시... 바삭한 파이 도우를 더 많이 먹으려고 친구와 포크로 펜싱 해본 적 있는가? 나는 정작 사과 내용물보다는 파이의 고소하고 바삭함을 즐기는데, 나와 같은 취향을 가졌다면 네덜란드식 사과파이를 추천한다. 포크로 파이를 미리 점령하지 않아도 넘쳐 난다. 아, 햄볶해. 마지막으로 다른 점이라 함은, 사과 내용물에 열을 따로 가하지 않고 바로 파이 쉘 안에 붓는다. 즉, 귀찮음이 덜 하다.
보통 파이 윗면에 계란 노른자로 브러싱 해준다. 하지만 나는 딱히 달걀을 하나 더 깨서 희생시키고 싶지 않아, 남아있는 달걀흰자로 브러싱 해줬다. 처음엔 완성된 색깔을 보고, '이게 왜 이렇게 희멀건하지?' 했다. 다음엔 그냥 우유를 발라줘야겠다. 하하.
맛은... 맛을 평가하자면... 나에게 이성이라는 무기가 있는 걸 감사하게 여길 만큼 멈추기 힘든 맛이라 하면 이해에 도움이 될까. 뭐 하나 부족하지 않고 내용물과 파이가 잘 어우러진다. 앞으로 내 사과파이는 북미식이 아닌 네덜란드식일 게다. 운명의 사과파이를 드디어 영접했다. 님들 장보는 날에 사과를 한 무더기 사는 사람을 마주치면 그게 나예요.
기온이 뚝 떨어져 움츠러들기 딱 좋은 날이다. 꼼지락거리기 참 싫은데, 난... 요가를 하러 이만. 맛있는 일요일 보내시길.
Cover Photo by Nicole Baster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