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kil gomen
오랜만에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평소 같으면 별 일 아닐 일상이었을 텐데, 용돈이나 벌 겸 우연찮게 2년 만에 컴백이다. 중국에서 온 고등학교 유학생, 3년간 캐나다에서 공부한 학생답게 말하기는 능숙했다. 독해와 문법(그노므 문법!)을 위해 고용된 셈인데, 은근 신경이 많이 쓰였으나 맡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 담백한 애니가 참 예쁘고 기특하다. 잘 부탁할게, 애니야.
기억하는가, 내 아프리카 대륙의 첫 발을. 두둥. 오늘은 에티오피아다. 갑자기 이디아 커피가 그리워지네. 물론, 커피도 맛있겠지만, 오늘은 밥반찬으로도 손색없는 감자 양배추 볶음이다. 이름하야, tikil gomen. 이 요리는 참 쉬운데, 그 쉬운 걸 잠깐 피망을 썰다가 감자를 너무 익혔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어쩔.
소세지처럼 보이는 저 갈색이 튀긴 감자다. 들어가는 재료는 이름답게, 양배추, 감자, 양파, 그리고 할로피뇨(우리집엔 당연히 없기에 피망으로 대체, 오롯이 식감을 위한 것이라 괜츈)가 다다. 뿐이랴 조미료라고는 색깔과 건강을 위한 강황가루, 그리고 간을 맞추기 위한 후추와 소금이다. 조리시간 15분 내외. 인터뷰한 셰프의 말을 들어보니, 에티오피아의 보릿고개 음식이 아닐까 싶다. 고기가 귀하니 콩과 감자를 이용한 요리가 즐비하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레몬그라스가 내게 너무 희박하듯, 아프리카 국가별 즐겨 쓰는 향신료를 찾기가 참 어렵다. 그들에게는 너무나 가차이 있는 환경이고 문화일 텐데... 환경이 다른 이 곳에서는 하늘의 별따기... 우씨, 자꾸 이러면 코시국이 끝나면 날아가는 수가 있다, 진짜!
세상은 넓고, 해 먹을 요리가 챔 많다.
Cover Photo by Gift Habeshaw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