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음식: 우나기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일본은 내내 풀리지 않은 숙제였다. 일본 말고도 아직 시도해보지 못한 나라의 음식이 워낙 많아서 잊고 있다가, 어느 날, 우연히! 사찰 음식을 떠올렸다. 한국 사찰이 비건들의 유토피아이듯 일본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해서 찾아봤는데, 많지는 않지만 없진 않았다. 내가 기껏 올린 탕종 우유 식빵 말고 드디어 음식다운 음식을 올리게 됐다. 앞으로 한, 두 번은 더 올릴 수 있게 된 것 같아 아주 신이 나는 토요일이다.
고로, 오늘의 저녁은 우나기unagi이다. 만들기도 쉽고, 바삭바삭하니 식감도 좋아 앞으로 종종 만나자꾸나. 필요한 재료로는 두부 한 모와 타로 1개, 그리고 김, 전분이 다다. 타로... 타로가 문제인데, 다행히 타로 친척 뻘 되는 에도eddo가 마침 월마트에 팔아 뭔가 시작부터 잘 풀리는 느낌에 흥겨웠다. 그나저나 6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뒷북처럼 타로를 알아봤다. 반갑다, 친구야.
재료에 간을 하는 게 아니라 일단 먹으면 맛보다는 식감에 놀란다. 또한 김향이 입안에 퍼지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어 들어오는 두부의 바삭함. 타로는 말 그대로 흩어진 두부들을 붙이는 풀 같은 역할인 것 같은데, 참 지혜롭다. 타로 특유의 끈적한 성질을 이용한 (백종원 샘 말처럼) 선배님들의 식견이란! 곁들여 먹는 소스는 테리야키라 난, 냉장고에 항상 있는 콩장을 꺼네 콩장 국물과 콩이랑 곁들여 먹었다. 우나기를 소개해준 스님은 밥을 갖 지어 푸시던데, 미리 냉동해 놓은 밥이 없는 걸 모든 요리를 다 끝내고 알았다. 하하하. 다행히 우나기는 김향 외에는 맛이 없어서無味 굳이 밥이 아쉽지 않다.
국은 미소국을 하시길래 따라 해 봤다. (내가 좋아하는) 미역과 후fu와 표고를 넣고 말이다. 후가 무언지 찾아보니 중국에서부터 들여온 음식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설명을 읽어보니 중국식 콩고기인 듯하다. 나는 당연히 후가 없다. 하하하. 항상 없는 게 많다. 대신 푸주가 있어서 이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넣어 봤는데 앞으로 종종 넣어서 된장국 끓여 먹어야겠다. 아차, 물론 미소와 된장은 차이가 있으나 난 미소보다는 된장에 한 표라 묽은 된장국을 했다. 맛은 된장을 택했지만 만드는 공정은 된장보다 미소가 훨씬 쉽다. 이미 된장 만들기를 한 번 실패해본 뼈아픈 경험이 있기에... 100년 된 압력솥도 있겠다, 미소를 발효해줄 고지쌀도 아마존에 팔겠다 날이 좀 따뜻해지면 미소나 담가볼까. 아, 벌써 귀찮은데......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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