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evo motuleño
우중충한 날씨의 연속이다. 사실, 날씨가 무슨 죄랴. 내 마음이 우중충한 것이겠지. 이럴 땐, 소박한 것에서 기쁨을 찾는다. 고로, 난 방금 만든 차이티 라떼를 후~ 후~ 불어가며, 두서없는 선곡으로 80년대와 2000년대를 왔다 갔다 중간중간 그루브를 타고 있다. 산책까지 나갈 생각에 기분이 한층 들뜬다. 별 것 아닌 것들이, 별 게 되는 게 의외로 너무 어렵지 않은데 인생의 아이러니가 있다.
금일 점심은 이런저런 이유로 뭔가 통통 튀는 음식을 찾기로 했다. 이리 오세요, 멕시코. huevo motuleño후에보 모툴레뇨를 소개한다. 후에보는 달걀이라는 뜻, 모툴레뇨는 모툴사람들의 라는 말이다. 유카탄 지역의 모툴사람의 달걀이라고 해석하면 되겠다. 만드는 방법이 무척 쉽다. 작정하고 오늘은 기름을 들이켜고 싶은 날이 살면서 자주 있지 않은가? 그런 날은 후에보 모툴레뇨를 추천한다. 튀길 준비되셨는가?
또띠아, 달걀, 플렌틴(바나나 아님 주의)을 튀기고, refried beans을 또띠아에 펴 바르고 토마토소스(살사를 익힌다고 생각하면 된다. 고로, 그냥 살사를 써도 무방하다) 붓고, 달걀을 얹고, 고수가 있다면 장식한다. 난 치즈를 전자렌즈에 살짝 돌려 열량을 더했다. 플렌틴은 위에 분말 설탕을 뿌려 손님에게 내거나, 아님 사진처럼 곁들인다. 이번에 플렌틴을 처음 먹어보는데, 식감은 딱딱한 바나나이지만 맛은 떫지 않데, 달지 않은 고구마이다. 한 번은 먹어봐야지 하는 마음에 사봤는데, 굳이 다시 찾진 않을 것 같다. 나에게 감동이 없는 맛... 설탕을 위에 뿌릴 양이면 그냥 바나나를 튀기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후에보 모툴리뇨는 튀기는 것에 비해 맛이 산뜻하다. 물론, 살사를 익히지 않아 그런 것일 수 있으나, 오히려 그게 느끼할 수 있는 음식의 단점을 잡아준 것 같다. 위에 사우어 크림까지 곁들이면 더 상콤할 텐데, 오늘은 good friday(부활절 전 금요일) 학교도, 상점도, 마트도 다 닫았다. 보통 캐나다에서는 good friday에 햄이나 칠면조를 조리해 그라탕과 익힌 그린 빈이나 완두콩을 먹는다. 우리 집은 이렇게 멕시코 요리로~ 친구들에게 우수갯 소리로 말하곤 한다. 내 전생의 아빠는 멕시코인이었을 거라고 말이다. 아, 역마살이 도지고 있나 봐요. 떠나고 싶다, 멕시코로!
Cover Photo by fer gomez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