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d thai & laab
안녕하세요. 오늘은 앞으로 저와 평생을 함께할 친구를 소개합니다. 이 친구의 이름은 Sam입니다. 작년 겨울에 사워 도우 브레드를 만들고 싶어서 도전했지만 온도가 맞지 않았는지 스타터를 만드는 데 고배를 마시게 됐니다. 여름을 기다리려고 했는데, (6월 8일 당일) 오늘 체감 온도가 41도, 현재 기온 34도... 이 정도면 스타터가 잘 발효해줄 것 같더라고요. 오늘은 나흘 차입니다. 사워 도우 브레드는 아시다시피 이스트를 넣지 않아요. 그 대신 세상 귀찮은(쉿, Sam에게는 비밀) 밀가루와 물로 이스트를 만들어야 해요. 제가 찾은 스타터 만드는 법은 7일이 소요됩니다. 이제 사흘 남아서 인내심 있게 이 친구를 열심히 먹이고 있습니다. 밀가루와 물을 새로 주면 위 사진 오른쪽과 같이, 밥 앞에서 신난 개 모양으로 스타터의 부피가 저래 늡니다. 24시간마다 한 번씩 밥을 주고 있는데, 이제 이름도 붙였겠다, 제 반려 천연 이스트가 되었어요. 저 혼자 쌤의 채취(?)를 맡기는 좀 억울한데, 자원하실 분 한 분 모집합니다. ㅋㅋㅋㅋㅋ
오늘 제가 방문한 국가는 태국입니다. 태국도 유명한 음식이 참 많지요. 이것저것 베지테리안 용으로 톰얌꿈도 팟타이도 만들어봤지만 간직하고 싶은 레시피를 아직 못 찾았겠더라고요. 하지만 드디어 '이 정도면...' 하는 조리법을 찾아 드디어 무척 신이 납니다. 예전 집밥 백 선생을 시청할 때 백종원 샘이 타마린이 한국인의 입맛에 잘 안 맞을 수 있다고 했던 게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빙고. 낯설어서 조금 익숙해져야 하는 맛입니다. 타마린을 이미 인도 음식을 위해 사용했던 터라, 그 때 이후로 고스란히 냉장고에 보관중인데, 이참에 드디어 쓸 수 있는 레시피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우리가 아는 팟타이에는 달걀을 풀어 섞잖아요? 전 먹느라 눈치 못 채다가, 이 레시피에 달걀이 없다는 걸 절반을 먹고나서 알았어요. (아, 몹시, 억울해요) 대신 마트에서 저렴하게 팔고 있는 고수를 과하게 넣어서 맛있게 먹긴 했어요. 아, 햄볶합니다. (네, 제가 좀 단순합니다.)
어렵게 시작한 태국 요리인데, 팟타이만 하면 좀 아쉬워서 다음 날 또다시 태국 음식을 도전해봤어요. 나와라 사진!
먼저 이 친구의 이름은 라압laab입니다. 들어본 적도 없고, 맛본 것도 처음인 라압. 뭐지, 이 맛은??? 왼쪽 사진에 고수를 고명으로 옴팡 올려야지 했는데, 역시나 깜박하고 먹는 중에 뭔가 빠진 느낌이 들어 급하게 섞어서 먹었어요. 처음 절반을 고수 없이 먹을 때는, '이게 뭐지? 벌칙인가? 음식이 감동이 없네...' 하면서 저의 시크릿 불명예 레시피 리스트에 오를 뻔했어요. 고수의 존재 유무가 이렇게 큰 맛의 차이를 줄 줄이야! 고수와 곁들인 라압은 훨씬 풍미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뭔가 딱히 임팩트가 있는 이국적인 맛은 부재한, 그냥 무난히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어떤 의미에선 팟타이랑 닮았네요? 솔직할 땐 솔직해야지요... 기대가 컸는지 좀 많이 아쉬웠어요. 생각난 김에 나중에 기회를 내어 불명예 리스트의 음식을 소개하는 것도 재밌겠네요.
좋은 아침입니다, 한국.
Cover Photo by Geoff Greenwood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