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

momos & ezay sauce

by 유녕

목요일인데 토요일 같은 오후입니다. 저는 어제 화이자를 1차 접종했어요. 접종 후 다양한 증상이 있겠지만, 전 오전에 맞고 나서 오후부터는 팔에 근육통이 오더라고요. 간밤에도 살짝 닿기만 하면 잠을 깰 정도의 통증이어서 놀랬어요. 자고 나면 없어지겠지 했는데... 과연 전 오늘 통증을 참고 요가를 할 수 있을까요?


옆의 사진은 혼자 먹기에는 너무 안타까워서 혹시나 하면서 올려봅니다. 무라고 하기엔 좀 유연하지요? 당근입니다. 아무래도 거주지가 한국이 아니라 한국만큼의 저렴하고 질이 좋은 김치 재료를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가끔 배추를 사면서도 터무니없는 가격에 실소를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말입니다. 실험을 좀 해봤습니다. 일단 제일 만만한 가격의 양배추와 당근이 간택됩니다. 양배추 김치는 찍어놓은 사진이 없네요. 결과적으로 둘 다 만족스러운 김치입니다. 양배추와 당근 모두 식감이 탁월하네요. 제 김치를 보면 아시겠지만 전 풀떼기를 넣지 않아요. 양파가루, 마늘가루, 생강가루로 양파, 마늘, 생강을 대체하지요. 자주, 오래 하니까 꾀가 생기더라고요.


오늘 소개할 국가는 부탄입니다. 일전에 티베트 모모스를 만들었습니다. 재작년 겨울, 영국이었던 것 같은데 말이지요. 그때는 먹으면서 '벌칙이구나!' 했습니다. 어떤 특별한 맛이 없었기에 그랬던 것 같아요. 한 번 실패의 경험을 딛고, 오늘은 부탄의 모모스를 도전해봤습니다. 물론, 피를 수제로 하면 좋겠지만, 마늘가루 쓰는 저에게 무엇을 바라시나요. 전 시중에 파는 춘권피를 사용했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원형보다는 사각형을 찾기가 쉬워요. 그래서 짚히는 대로 이 녀석을 썼습니다. 빚고 나서 친구에게 보여주니, 녀석이 하는 말이 성공회나 가톨릭 추기경이 쓴 모자 같다고ㅋㅋㅋㅋ 나름 사천 sichuan 스타일의 만두 빚기를 따라 해 봤습니다. 전 참고 자료로 올린 돗단배같은 중국 돈이 연상이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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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출처: https://www.fengshuiweb.co.uk/history-of-the-yuanbao-wealth-ing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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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모모스를 할 때 했던 실수를 안 하려고 찍어 먹는 소스 역시 만들어 봤어요. 소스의 이름은 이제이 ezay입니다. 소스 얘기가 나왔으니 이것을 먼저 소개하자면, 만드는 과정은 흡사 살사와 비슷합니다. 다만 레몬주스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지요. 그리고 살사에는 안 들어가는 코티지치즈가 들어가요. 전 코티지치즈를 즐겨 찾지 않기에 집에 있는 사워크림을 사용했어요. 요 소스, 요거요거 요물입니다. 매운데 자꾸 찍어먹게 됩니다. 다만, 주의하실 것이 다진 양파가 50프로라 먹고 나서 양치를 권장합니다. 본인도, 상대도 괴로울 거예요.


모모스는 속 안이 하얗죠? 주 재료가 양배추입니다. 양배추와 양파를 다져 넣고 거기에 하얀색을 톤 업 해줄 치즈를 더합니다. 부탄이나 네팔 지방에는 야크 우유로 치즈를 만들어 먹는데, 전 그런 귀한 치즈가 없으므로 집에 있는 피타 치즈를 넣었어요. 피타 치즈는 무척 짜지요? 그래서 소금 간을 생략했습니다. 다른 향신료가 안 들어가는 모모스입니다. 이렇게 긴~ 제조과정이 끝나면 물을 올리고 찝니다.


전 모모스 자체도 입맛에 맞아서 쑥쑥 들어가더라고요. 소스가 향이 워낙 강해서 찍먹 하면 모모스 맛이 느껴지지 않아요. (이런 초장 같은 녀석!) 이렇게 전에 데인 모모스에 대한 경험을 부탄이 만회시켜 줍니다. 지하 냉동고에는 좌 퍼로기, 우 모모스가 항상 저를 위해 대기하고 있습니다. 행복이 별건가요.


Cover Photo by Pema Gyamtsh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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