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

kewa datshi

by 유녕

호외요, 호외! 타로가 자라고 있어요! 전 타로를 서른이 넘어서야 대전 역전시장에서 처음 발견하고 타로 국을 끓여먹었습니다. 부드러움이 감자를 훨씬 뛰어넘어 기회가 될 때 종종 사 오곤 했는데, 이걸 캐나다에서 또 만났네요. 캐나다에는 아시아계 이민자들 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피식민지 출신의 아프리카계 이민자들도 많습니다. 제가 사는 동부에는 유독 많은데요, 그래서인지, 월마트를 가면 심심치 않게 '이게 뭐지?' 하는 식재료들이 많습니다. 제가 산 타로는 정확히는 타로의 친척뻘인 이도 eddoes라고 불리는 구근류입니다. 이미 한 번 요리를 해봐서 둘이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았기에, 저 녀석을 키워보고 싶은데... 하다가 일을 냈습니다. 의외로 쉽더라고요. 가게에서 사 온 봉투 안에 그대로 2주 정도 두면 양파나 감자처럼 알아서 싹이 납니다. 전 그 싹을 어제 확인했고요, 그래서 글을 마무리 짓는 대로 화분에 옮겨 심을 예정입니다. 타로 잎을 elephant ears라고 하는데 감이 오시지요? 무럭무럭 자라서 이웃님들께 자랑을 좀 해봐야겠어요. 심지어 그 이파리도 먹을 수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말이지요. 아는 만큼 먹을 수 있는 게 많은 세상에 살고 있네요. 허허.


오늘 제가 소환한 국가는 부탄입니다. 요리를 하고 나서 이미 부탄의 모모스를 만들었음을 뒤늦게 상기했습니다. 어쩔 수 있나요, 한 번 더 봐주세요. 부탄에서는 대부분 음식에 닷쉬라고 이름을 붙입니다. 제가 만든 이 것은 크와 닷쉬라고 불립니다. 감자와 치즈라고 직역하는데, 이 일품에 들어가는 주재료가 감자와 치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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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감자 말고도, 치즈의 느끼함을 잡아줄 매운 고추와(전 할로피뇨 2개를 썼어요) 토마토, 그리고 양파가 들어갑니다. 치즈 말고도 우유도 들어가지요. 이런 음식에는 피타 치즈가 빠지면 섭섭하지요. 어차피 소금 간도 해야 하기에 전 피타 치즈를 써서 소금을 생략했습니다. 사실, 카레나 피자 등 전분기가 있는 음식은 당일보다 다음 날이 더 맛있습니다. 그래서 전 어제저녁에 뚝딱 만들어 오늘 점심에 맛봤어요. 일단 만들기가 참 쉬워요. 15분 안팎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 때려 넣고 감자가 익을 때까지 끓이면 되거든요. 그래서 맛은? 맛은!!! 서양 음식으로 치면 그라탱이나 크림 파스타와 비슷합니다. 저는 할로피뇨가 이번에 씬 놈을 만나서 사진을 찍고, 간 보고, 모짜렐라를 엄청 때려 붓고 전자렌즈에 돌렸습니다. 지금도 속이 아리네요.


이미 감자가 있지만, 집에 있는 호밀 크래커를 부셔서 같이 먹었어요. 맛있습니다. 느끼한 것을 잘 먹는 저의 말에 신빙성이 있겠느냐마는, 저에겐 너무 느끼하지 않고, 매콤하니 딱이었습니다. 레시피 저장 꾹. 모모스에 이어, 이 정도면 부탄을 한 번 꼭 가야 하는 게 맞습니다. 기다려라, 야크 치즈!


Cover Photo by Gaurav Bagdi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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