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khao suey

by 유녕
birria quesadilla

그간 다들 잘 지내셨나요? 남은 레시피는 4개인데, 더 고심하게 되는 건 뭘까요. 옆의 사진은 방금 저녁으로 먹은 멕시코 요리, 비리아 퀘사디아입니다. 처음엔 엔칠라다와 비슷한 줄 알았는데, (맵지 않은) 고추맛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비리아 퀘사디아를 분명 즐기실 것입니다. 들어가는 고추종은 보통 2-3가지인데, 전 안초 고추와 파실라 고추로 만들었어요. 고추류는 사실 씨앗을 제거하면 매운맛이 없습니다. 안초나 파실라 모두 처음 접하는 고추라 으레 겁을 먹고 씨앗을 90프로 제거했는데, 다음에는 좀 대범하게 안 빼고 먹어보려고요. 내용물로는 일전에 소개해드린 버섯 고기를 썼어요. 장조림 고기의 식감이지요. 거기에 치즈를 더하면 됩니다. 저 또띠아의 사이즈가 8인치이거든요, 현재 위가 찢어질 것 같네요. (에휴, 중생아...) 꼭 또띠아가 아니더라도, 콘브레드나 팔꿈치elbow 파스타면(일명 마카로니), 심지어 밥과 먹어도 맛있을 것 같아요. 멕시칸 요리의 장단점이지요, 저 한 솥의 비리아를 한 주 열심히 먹어 재껴야겠네요.


그럼 본격적으로 오늘의 요리를 소개해볼까요. 바로 미얀마이지요. 미얀마는 인도, 방글라데시, 중국, 라오스, 태국과 국경이 맞닿았어요, 이런 맥락에선, 음식이 서로 닮은 것도 이해가 갑니다. 제가 한 요리는 카오 수에이 khao suey 입니다. 사진 나와 주세요~

IMG_5491.JPG khao suey

어제 만들어 놓고, 오늘 점심으로 먹었는데요, 한 입 먹고의 첫인상은 노란 국물의 똠얌이었어요. 전 사실 코코넛 우유가 들어간 음식을 별로 찾지 않습니다. 본인도 살짝 까다로운 입맛에 귀찮지만, 코코넛 우유는 걸쭉한 종류보다는 아몬드 브리즈처럼 묽디 묽은 것을 선호합니다. 그런 게 존재하냐고요? 아직 시중에 파는 건 못 만나봤어요. 몇 년 전 스타벅스에서 파트로 일을 할 때, 처음 스타벅스 자체에서만 공급하는 코코넛 우유를 마셨는데, 딱 제가 선호하는 느낌의 코코넛 우유였습니다. 여담이지만 근무 시, 쉬는 시간마다 직원 번호를 대고 원하는 음료는 마시게 해 주는데, 전 한동안 코코넛 우유만 마셨답니다. 생각해 보세요, 8시간 근무이면, 출퇴근 시 음료 한 번(+2), 쉬는 시간 2번 (+2), 점심시간 (+1), 총음료를 5번을 마신 거예요ㅋㅋㅋ 동료들이 땀 흘리면 코코넛 우유 나오는 거 아니냐고 우스갯소리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도 좀 과했네요. 하하.


만드는 방법은 굉장히 쉽습니다. 기름 두르고, 각종 채소를 볶다가 (전 집에 양파밖에 없었어요.), 코코넛 우유를 넣고 끓이면서 고수 씨앗 가루와 저 노란색의 주범인 강황가루, 간장, 레몬주스와, 추가로 물을 넣고, 최종 소금으로 간 하면 됩니다. 혹시나... 입맛에 맞지 않을까봐 반으로 줄여서 요리했는데, 색깔 다른 똠얌을 어찌 거부하겠어요. 국물도 국물이지만, 카오 수에이는 토핑이 중요한데요, 땅콩, 튀긴 양파, 마늘 플레이크flake(전 마늘이 없어서 패스), 고수잎, crushed(대충 빻은?ㅋ) 고춧가루, 달걀, 레몬 조각이 들어가요. 근데, 이 또한 가정집마다 많은 변형이 있을 게 불 보듯 보여요. 유튜브를 보니, 레시피 주인의 국적에 따라 다양하게 변신하더라고요. 한 입, 두 입, 먹다 보니 조금은 왜 레몬을 토핑으로 쓰는지 알겠어요. 고추장과 식초가 잘 어울리는 것처럼 코코넛 우유와 레몬이 너무 잘 어울려요.(방금 코코넛 우유가 싫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저는 신 음식을 잘 먹어서 몸서리 치게 신 그린 망고를 넣어 먹고 싶더라고요. 아마 저의 다음 카오 수에이는 그렇지 않을까요?


비가 그쳤네요, 잠깐 하늘을 보시면서 저와 함께 '이 순간'을 향유하시길 빕니다.


Cover Photo by Richard van Wijngaarde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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