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

cabbage rolls

by 유녕

보통 저녁을 먹고, 심지어 바로 직후 아쉬탕가를 합니다. 윗배는 호흡을 위해 아랫배만 당겨야지 당겨야지 하는데, 그건 제 이상일 뿐인가요. 운동이나 무술마다 호흡법이 다르잖아요? 마음은 우자이 호흡인데, 현실은 필라테스인 거 같은 건 그냥... 기우였으면 좋겠네요. 나중에 요가하는 모습을 찍어서 자가 진단을 해봐야겠어요. 아사나 동안에도, 동작을 이어주는 빈야사 동안에도 일해야 하는 근육들을 이완과 수축을 시키고, 호흡과 드리쉬티, 우디아나반다, 뮬라 반다까지 신경 쓰느라 애쓰지만 그 와중에도 마음이 방황할 때가 있어요. 대단한 마음이에요, 촌각의 틈에도 쉬지 않고 저를 흔들 수 있는... 특별히 오늘은 매트까지 가는 데에도 마음이 갈팡질팡 했는데, 이렇게 마음이 분산되면 정말 힘 빠져요. 다들 공감하시죠? 그래도, 시체 자세(명상)에서 평화를 보상받았지만, 아직도 저는 5년 차 초보 수련생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만트라 mantra지요. 꿈을 원대히 품고 언젠가 요가 자체가 '움직이는 명상'이 될 때까지 가는 거야!!!


네, 비가 오려고 해서 기분도 좀 붕 떴어요. 우리 집 고양이가 말이지요. 비오기 전에 방마다 뛰어다니면서, '오늘 비올 예정이야.'라고 일기를 말해주는데요, 오늘은 무딘 제 안테나도 작동을 하나 봐요. 히히. 이제 슬슬 음식 얘기해볼까요? 오늘 전 모르도바를 다녀왔어요.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있는 나라이지요. 사실 동유럽 음식들은 대부분 인상적인 레시피들이었던지라, 의심의 여지없이 저지릅니다. 하. 지. 만. 같은 요리도 레시피 주인의 따라 차이가 있잖아요? 아래 왼쪽 사진은 사실... 작년에 만들었지만, 뭔가 특색이 없는 맛이라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오늘의 주인공이지요. 드디어 맞는 레시피를 찾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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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자란 저는 특히나 호박잎이나 양배추 쌈을 할머니께서 자주 해주셨는데, 지구촌 사람들은 같은 재료로도 참 다양하게들 먹고 사네요. 양배추롤을 소개해드리면, 일단 양배추를 삶습니다. 우린 문명화된 도시에 살잖아유? 그래서 전 전자레인지로 3-4분 돌렸어요. 결과물은 같거든요. 삶은 양배추의 심지를 자르고, 다음 소를 만들어요. 다진 양파를 기름을 둘러 볶다가 토마토 페이스트와 딜dill, 타임thyme을 넣습니다. 이어 불을 끄고, 씻은 생쌀을 넣고, 기호에 맞는 다짐육을 섞습니다. 전 이번에 비건 고기를 쓰지 않고, 양배추롤에 양배추를 더했습니다. 채 썬 양배추를 고기 대신 넣었어요. 이렇게 소가 준비되면 자리에 앉아 노가다 시작입니다. 만두를 빚는 양으로 하나하나 부리토랩을 만드는 방식으로, 혹은 춘권을 만드는 방식으로 말면 돼요. 전 일부러 양배추를 다 쓰지 않고 절반만 썼습니다. 별 이유 없어요. 귀찮...


다 만들어진 롤을 이제 익힐 차례이지요. 냄비에 차곡차곡 쌓은 후에, 물을 붓고 양배추롤이 끓으면서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접시를 거꾸로 엎어서 삶습니다. 여기까지 하면 왼쪽 사진의 맛이 돼요. 그래서 전 물에 마법의 가루 야채 스톡을 녹이고, 토마토를 더했어요. 그럼 오른쪽 사진이 완성됩니다. 이 것을 가르쳐준 유튜버가 폴렌타와 사워크림, 고명으로 딜을 장식해서 먹더라고요. 폴렌타는 없으니까 패쓰. 배우자랑 나눠먹고 8개가 남았어요. 내일은 으깬 감자나 감튀랑 같이 먹어보려고요. 남은 절반의 양배추는 다음 주에 다시 양배추롤을 해 먹는 걸로 우리끼리 약속해요. 손도장 꾹.


Cover Photo by Maria Lupa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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