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밥카 babka

by 유녕

더운 여름 잘 나고 계신가요? 더워서 입맛도 없고, 외출도 불편하지만... 운동할 때는 아주 만족도가 좋은 요즘입니다. 별 이유 없어요. 한 시간의 요가 동안 주룩주룩 후드득 땀이 떨어지는 게 쾌감이 있습니다. 겨울은... 수리야 나마스카라 A, B를 10번 해야 몸이 달궈지니 두 번만 해도 이미 땀이 흐르는 여름은 여름대로 또 장점이 있네요. 기분도 가볍고, 오늘은 자랑질 좀 해야겠어요. 이집트 편에 사워 도우 브레드를 이미 다뤘지만, 그때는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를 사용한 레시피였고요, 시행착오 끝에 한 달만에 드디어 밀가루와 물로 이스트를 가까스로 만들어 클래식 사워 도우 브레드를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의 실패작도 보여드렸어야 하지만 배우자가 사진 찍을 새 없이 먹어버리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습니다. 그냥 부풀지 않은 납작한 빵을 생각하시면 돼요. 하하. 두 번째 반죽은... 치대면서도 이번에도 안 되면 '될 때까지 한다'는 마음이었는데, 고맙게도 이렇게 완성이 됐어요. 보실래요?

IMG_5541.JPG
IMG_5540.JPG
사워 도우 브레드

유튜브에는 정말 각양각색의 레시피가 있었기에, 초보자인 제가 해볼만한 만만한 것을 골라 계속 시청했었습니다. 영상과 달리 예상치 못한 과정이 있었기에 (천이 빵에 들러붙음ㅋㅋㅋ) 따로 실패 원인을 짚어주는 영상을 따로 찾아보고... 전혀 초보자가 도전할 빵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못할 빵도 아닌 것 같아요. 어떤 이들은 사워 도우 브레드 스타터starter(초반에 말한, 물과 밀가루로 만든 이스트입니다)를 수 십 년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무슨 말 하는 거야? 하실거예요. 집에서 만드는 스타터/이스트는 매일 밀가루와 물로 이스트의 먹이(?)를 제공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살아있는 효모라... 빵을 구울 때 쓸 수 있는 이스트이려면 생명을 유지시켜줘야 해요. 이왕 이렇게 시작된 인연, 반려동물처럼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반가워, 줄리엔, 앞으로 50년 잘 부탁해.'


[부엌에서 지구 한 바퀴] 연재 글의 마지막이지요, 고심 끝에 고른 나라는, (드럼 주세요.) 벨라루스입니다. 동슬라브 국가이지요. 이전에 수차례 소개했지만 동유럽은 감자와 양배추로 진미를 만드는 국가들입니다. 오늘 소개할 음식의 이름은 희한하게 입에 착 붙는 밥카babka입니다. 밥카는 메인으로 하기에는 조금 허전해, 샐러드와 곁들이는 걸 추천합니다.

IMG_5542.JPG babka

오늘도 초점은 저세상이네요ㅋ 밥카는 만들기가 무척 쉬워요. 감자를 강판에 갈고, 기름에 볶음 양파를 섞어 오븐에 한 시간 정도 구우면 됩니다. 원래 색깔이 노랑노랑 해야 하는데... 생각 없이 감자를 먼저 건드렸더니 양파를 썰고 볶는 동안 갈변했네요. 색깔은 많이 아쉽지만... 맛은 있습니다. 감자전은 기름지잖아요? 밥카는 기름지지 않은 감자전 느낌입니다. 감자 향이 참 좋아요. 동유럽 답게 역시나 감초처럼 사워크림과 곁들이고요. 앞으로 오븐을 사용하기에 너무 덥지 않은 날엔 또 찾을법한 요리였습니다.



세어보진 않았는데 아직 지구 한 바퀴는 못 돌았어요. 물론, 제 개인적인 도전은 계속될 것이지만요. 이번 글을 연재하면서 같은 식재료로 다양하게 요리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더불어 항상 호기심으로 이 나라, 저 나라를 찔러보며 새로운 레시피를 찾는 습관도 생겼고, 여러모로 저에겐 득인 기회였습니다. 향후 그간 올렸던 요리들만 추려 요리책도 낼 의향도 있습니다만 그때는 무사히(?) 학교를 졸업한 후가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또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그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두 맛있는 인생 보내세요.


Cover Photo by Reiseuhu on Unsplash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