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마치며
'우리 다시 만나지 마요.'
오늘은 예전에 말한 대로, 불명예의 레시피입니다. 옆의 사진은 사이드 미러의 경고문처럼, 사물이 실제 더 작아 보여요. 상당한 양이었는데, 실패의 가능성은 아예 배재하고 만들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미국 레시피였는데, 맛은... 너무 밋밋해 소개하기도 멋쩍어 포기했습니다. 작년 6월 10일 찍힌 거라, 맛도 기억에 없을 만큼 의미 없는 레시피 1위입니다. 물론, 버리지는 않았습니다만, 해치우기 위해서 케첩, HP, 머스터드 등등의 소스를 동원해 먹어야 했죠.
'넌 너무 이상적이야.'
다음 불명예 2위의 자리를 차지한 음식은 실패하기 어려운 프랑스식 레시피였습니다. 원래 이 색이 나오면 안 되지 말입니다. 먹고 나서 찍은 사진이라, 제가 받은 충격과 함께 초점도 함께 나갔더랬지요.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제철의 체리를 이용해 요리를 하고 싶었는데, 맛과 비주얼이 제 기대에 부흥하지 않은데에서 오는 괴리감에 좀 괴로웠던 것 같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이 전전날 만든 바바 할머니의 체리 케이크 또한 딱히 또 손이 갈 것 같지 않은 레시피였던지라... 체리로 한 요리 2개가 연달아 망한 것이지요. 그 나라에서는 사랑받는 레시피일 테니, 제 입맛이 불량인 것으로 하기로 해요.
'Practice makes some progress'
다행이지요, 3개가 마지막인게? 나름 고심하면서 레시피를 찾았던 보람이 있네요. 마지막으로 소개할 tarte tatin은 역시 프랑스식 디저트입니다. 사과를 살 때마다 꼭 굽게 되는, 제 유수의 최고 사과 파이입니다. 그런데 왜 불명예 3위냐시면... 자, 아래 왼쪽 사진으로 눈을 돌려보세요. 누가 봐도, '탔구나' 싶은 인상을 주지요? 사실 타지는 않았지만, 제 미숙한 주물팬 사용 기술에 의한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실패가 있어야, 시도가 있어야 성공에 가차워지잖아요? 조심스러운 불 조절과 인내로, 그리하여, 아래 오른쪽의 사진이 완성되지요. 오늘 디저트는 아무래도 냉동해 놓은 tarte tatin 한 조각과 푸짐한 생크림 한 주걱이 될 것 같네요.
Cover Photo by Nicolas Gras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