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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녕 Feb 26. 2022

시험 3개 과제 2개

Term 2 Week 4


사흘 전에는 쌓여있던 절반의 눈을 녹이더니, 오늘은 낮부터 눈이 내리고 있어요. 이 밤과 잘 어울리는 사진을 하나 찾았어요. 여러분은 지금 고개를 푹 숙이고 자고 있는 쟈니를 보고 계십니다. 시험공부를 하다가 잠깐 낮잠을 자고 계시나 봅니다. 주위 상태를 보니 지난 크리스마스 즈음에 목격한 장면인 것 같네요. 보통의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은 고양인데요, 저랑 벌써 16년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꽃이 피는 계절에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새끼 고양이를 입양할까 생각 중입니다. 성묘도 상관은 없는데 쟈니가 사정없이 물어뜯을까 봐...(에효)... 그나마 관용을 베푸시는... 새끼 고양이를 새 식구로 맞을까 해요. 쟈니는 수원 출신의 길고양이라 야생 동물이라고 해도 될 만큼 자신의 영역에 무척 민감합니다. 그나마 사람은 물지 않으니 다행이에요. 제가 사람이 아닌 걸 어찌 알아서 저에게는 장난을 할 때도 용납이 없는 더럽게 쿨하지 않은 고양입니다. 안타까워요, 저도 노화중이라... 긁히면 상처 회복에 점점 시간이 드네요ㅋㅋㅋㅋㅋ


오늘은 동물 사진이 많지요? 1월에 요양병원에서 실습을 하면서, 거기서 키우고 있는 토끼를 우연히 찾게 되어 사진을 찍어봤어요. 무척 귀여웠어요. 저도 토끼를 키우고 싶지만 이 날씨에 동사할까 봐 마음을 접고 있는데, 제 친구가 캐나다의 겨울을 나는 토끼를 밖에서 키우고 있다고 해서 참말 놀랬습니다. 토끼는 이사를 가면 본격적으로 고민을 해볼 참입니다. 까이꺼 닭도 키우고 금붕어도 키우고 공룡도 키우고 용도 키우고 대왕 오징어도 키우고 고래도 키우고 개미도 키우고 매미도 키우고 뱀도 키우고 지렁이도 키우고 키우고 키우고 키우고...


지금 제 상태가 메롱입니다. 오늘은 시험이 하나 있었고요, 월요일에도 하나, 수요일엔 (유후) 두 개, 과제도 두 개가 줄줄이 비건 소세지... 그런데 말입니다.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 재미있는 실험을 해봤어요. 보통 시험에 나올 만한 유인물을 5일간 필사하면서 외우는 지난 학기였습니다면 이번에는 7번 정도 읽었습니다. 매일 읽어야 하는 게 단점인데요, 얼마나 외워지고, 성적은 어떠한지 확인해봤습니다. 전자가 95-99점대라면 후자는 90점입니다. 그럼... 그냥 읽는 게 낫지 않나요? 지난 대학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한 학기 동안 각 과목의 점수가 75점 이하이면 유급이 되거나 프로그램을 그만둬야 합니다. 그래서 항상 75점 이상을 목표로 두고 공부하기는 하는데, 어차피 목표는 국시라 어쨌든 열공하는 게 맞긴 합니다. 90점이라... 이번 학기는 읽기로 전략을 돌려봅니다. 다만 이 전략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요, 성실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고, 지루함을 참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매일 반복해야 하니까 말이지요. 우웩. 그런 의미에서 오늘 두 과목을 또 읽겠지요. 이럴 때 알아두면 좋은 말이 있지요. Lou Reed의 노랫말처럼 You're going to reap just what you sow 입니다그려. 


가기 전에 이번 한 주의 하이라이트를 소개해야지요. 드디어 요도에 catheter를 삽입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한 번 해봐서 아직 과정이 명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 추가로 과정을 외우고 가야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배울 때마다 점점 목표에 가차워지는 것 같아서 기부니가 좋습니다. 눈꺼풀이 만근같이 느껴지는 겨울밤, 저는 더 피곤해지기 전에 읽으러, 또 읽으러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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