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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녕 Mar 13. 2022

봄방학

그런 날 있잖아요. 이 즈음이면 자정이 됐겠구나 해서 시간을 확인해보면 고작 10시가 안 된 걸 확인하는 때요. 오늘은 토요일이기도 하고, "공식적인" 저의 휴식 시간이라 정오가 다 되어서 일어났는데... 그런데도 이 시각에 졸리면 반칙 아닌가요. 방금까지 저는 부추와 쌀국수면을(당면이 다 떨어졌거든요) 넣은 만두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설거지 열차... 아무래도 글을 쓰고 나서는 자야겠어요. 


한 주간 저는 봄방학이었습니다. 사실 학교에서는 저번 학기에 코비드 19 덕분에 취소가 된 실습을 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겠다 하면서 권장은 하되 강압은 없었기에 배치된 조원을 보자마자, '아, 이번 방학은 쉬라는 계시는구나.' 하면서 바로 취소했습니다. 물론, 쉬기만 하기에는 황금 같은 시간이라, 과제와 시험공부를 하는 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4학기에 배우게 될 병에 따른 약리학을 예습도 해보고요. 약리학을 가르치시는 강사님께서 심장내과 간호사이시라 그쪽 이야기를 무척 좋아하십니다. 현재까지 고혈압과 Dysarrhythmia와 관련된 약의 기전과 약을 공부했어요. 고혈압 약은 접미사 덕에 거의 외울 게 없지만 dysarrhythmia는 창의적인 외우기가 필요해 보입니다. 


간호사가 될 거면서 약은 왜 알아야 하느냐고 물으시면, 의사가 처방하는 약에 대해 치료 효과와 부작용, 주의사항을 간호사가 알아야 환우를 교육시키고, 증상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지금 저는 2학기라 약리학 개요에 대해 배우고 있어, 질병에 따른 약을 배우는 좀 더 극적인 수업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GI계나 통증에 관한 약에 대해 배울 예정입니다. 이미 1학기 내내 그 약들을 달달 외웠던 학생, 누구일까요? 아시죠? 기억력이 좋으면 그 짓, 안 했을 겁니다. 물론, 갑작스럽게 스트레스받으면서 외우는 것보다, 시간의 여유를 두고, '제가 선택하는 (듯한) 자유'를 선사하면, 단순해서 무척 좋아라 하면서 열심히는 합니다.  

전부가 아닌 일부입니다ㅋㅋㅋ

정말 재미있는 반전은 말이지요. 분명 1학기 때, 이 것을 외우기 전, 약리학 강사에게 브랜드명과 generic 명을 다 외워야 하는지 물었을 때, generic 명만 알아도 된다고 하셨으면서... 이미 다 외워둔 지금, 브랜드 명도 같이 알면 좋을게다 하시는데... 온몸이 저항을 하기에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캐나다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Gravol이란 브랜드명을 들으면 바로 알지요. 전 한국에서도 약국을 가면, 기침 멈추는 약 주세요~ 거나 두통약 좀 주세요!라고 했던 게 다라, 전혀 지식이 없습니다. 내년 전까지는 익히겠지요 뭐. 기전과 약명을 외운 게 어딥니까. 쓰담쓰담. 


그나저나 오늘 친구랑 화상으로 통화를 하다가 수요일에 퀴즈가 있다는 걸 뒤늦게 상기했습니다. 깜빡 해부렀어요. 그나마 퀴즈라 다행이고, 준비할 시간이 있어 안심입니다. 사실 금요일에 시험이 있을 예정이라 그 과목을 준비하느라 잊었나 봐요. 이 놈의 징검다리 인생, 시험 하나 건너면, 퀴즈가 대기하고 있고... 네, 까라면 까야지요. 제가 볼 때는 학생보다 차라리 간호사로 일 하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습니다. 물론, 주급으로 노동에 대한 보상도 받을 것이고요. 상상만 해도 지금의 피로가 싹 가시네요. 


모두 힘들 때마다, 종종 꺼내보는 꿈의 액자, 하나씩 가슴에 품고 살잖아요? 전 이제 진짜로 꿈꾸러 가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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