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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녕 Apr 02. 2022

다음 주도 부탁해

봄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오전 수업을 듣는 중 무릎이 좀 저리길래 '비가 오려나?' 했는데, 역시나 비가 내리고 있는 걸 하교하면서 알았어요. 이럴 바엔, 일기 예보 대신 제 무릎이나 허리의 불편함에 의존해 날씨를 점쳐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금요일은 수업이 4시까지 있는 날인데, 3시간짜리 과목이 휴강이라(유후) 10시 반에 집으로 고고~ 온라인 강좌는 집에서 편히 들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약리학을 가르치시는 강사님께서 일을 그만두시는 바람에, 한국으로 치면 대전에서 경상도나 전라도에 거주 중인 강사님이 채용되시는 바람에, 강사님의 편의상 약리학은 화상강의로 진행된다고 하네요. 새로 오신 강사님은 이전 강사님과 달리 무척 차분하시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주셔서 약리학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참 편안합니다. 신기하게도, 평소 캐나다인들에게선 들어보지 못했던 고급 어휘와 세련된 표현, 적당한 뜸에 무척 놀랐습니다. 간호사직을 하시면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으셨다는데, 대단한 열정에도 감격했고요. 아무래도 강사님께 반한 것 같아요. 그나저나 여초 현상이 너무 심합니다. 남자 강사분은 다 어디로 숨으셨나요?


지난 이틀간은 감기로 몸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이번 주부터 제가 사는 도에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없앴기에 학교에서도 맨얼굴들이 보입니다. 전 앞으로도 마스크는 쓰고 다닐 참입니다. 다만 지난주부터 조발표를 준비하느라 무리를 좀 했는지, 스트레스가 제 면역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려고요. 쉬고 싶어서 아프다고 한 건지, 아님 아파서 쉬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틀 내내 공부는 술렁술렁하면서 쉬는데 집중했습니다. 덕분에 다시 살아났는데, 마침 시험 세 개가 공지로 떴네요. 이제 15개월 남았습니다. 까라면 까야지요. 


이번 주의 하이라이트라면 예전에 말했듯이 랩에서 요도 카테터를 삽입하는 시험을 봤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이제 상처 관리와 관개 등등을 연습하게 되는데요, 이 기술을 학기 말 실습에서 쓸 수 있다고 하니 기대 반, 걱정 반이네요. 마네퀸의 요도와 환우의 요도는 하늘과 땅 사이라고 할까요. 경험을 통해서 배워나가는 것이겠지요. 4월 말과 5월 초에 실습 일이 잡혀 있는데요, 무사히 통과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실습에도 여전히 평가가 진행되기에 점수가 낮으면... 낮으면... ㅠㅠ


짧은 수업에 기분이 들떠 반나절 옴팡 놀기만 했습니다. 이제 8시 반... 슬슬 공부를 해야 할 시간이지요? 바짝 네 시간 공부하고 내일 또 열심히 놀겠습니다. 사실, 내일은 이사하는 친구가 있어 힘자랑을 하게 생겼어요. 영화도 예매해뒀고요, 미뤘던 베이킹도 하고 싶고요.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아직 삼십 대인 저의 밤은 이렇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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