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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녕 Sep 18. 2023

[시] 취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손이 얼얼할 정도로 차가운 물로 씻으면 더ㅡ깨끗해진다고 생각하는 착각은 

언젠가부터 반복된 내 미련한 고해야. 

오늘은 생각 없이 미지근한 물로 쌀을 씻었어. 

하루는 좀 나한테 관대해질 수 있잖아... 적당한 찬 기와 더운 기가 손등을 타고 흘러내리는 데, 절로 경건한 마음이 들더라. 나한테 친절하게 대하니, 밥 짓는 고행도 즐거울 수 있구나ㅡ

갓 지은 밥을 먹고 난 후, 남편이 툭 던진 한 마디였어. 



오늘따라 밥이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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