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일기

by 유녕

미트볼에 감튀

팔라플에 쿠스쿠스 한 상


기분이다

디저트 두 접시 추가


꼬리처럼

커피와 블랙티까지


더이상 늘어나기를 포기한

안타까운 위 때문에


오늘 식욕은

여기서

접어요


배 채운 뇌는

1초가 10초가 되는

환각의 시각을 만들고


오를 대로 오른 혈당에

이미 부처 얼굴이다


배고플 때는

인지하지 못했던


그릇 부시는 소리

의자 끄는 소리

아이들 소리


한창의 콰르텟이

전쟁처럼 진행 중이다


소음조차 때깔나는

배경음으로 만드는


노래를 귀에 꽂고


머리를 좌우로

어깨를 들썩인다


맞은 편에 앉아

작곡에 몰두하는 남편과


그 곡을 전혀 이해 못 하는

당신의 여보


두 개의 퍼즐조각이

맞았다 틀렸다


그래,

우리는

아직

신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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