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수요일이나 돼야
눈이 온다고 했는데
뒷통수를 친 일기예보
함박눈이 내리는 하늘에
허탈한 웃음만 나온다
오랜만에 나들이 하자고
전날부터
오늘 입을 옷과
구두,
심지어 가발까지 골랐는데
집청소로
유턴
집주인을 닮아
눈치 없이 구석구석 들어찬
먼지 덕에
연신 기침 잔치다
수납장을
비우고
닦고
다시 물건을 정렬해
기세를 잡는다
물때가 가득한 욕조를 닦는 건
가위 바위 보
침대보는
더딘 소식의 봄을 재촉하려
겨울색을 갈아치우고
밀린 운동화까지 빨고 나니
벌써 식사 때가 되었다
기분이다
계란은 두당 두 개씩
라면으로
결국
이렇게 행복할 일인가
옷장의 드레스가
괜스레 무안해지는
일요일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