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by 유녕

엄마랑 아빠랑

나들이온 가족들 사이


평소 입어 본 적 없는

예쁜 보라색 드레스에

단정하게 다듬은 단발로


에나멜 구두가 무안하게

입이 댓발로 나와

땅만 보고 있다


저건

안 된다니까

자꾸 고집부리네


이걸로 가서

먹고 싶은 거 사오렴

우리 윤영이 착하지?


자기부상 열차를

꼭 타야만 했다


팔짱을 끼고 토라져서

날리는 할아버지의 만원에

눈길도 주지 않는다


이녀석아

돈 날아간다


지폐를 잡으러

달려가시는 할아버지


미운 일곱 살


이모가 보면

종아리가 불이 날 판


잡힐 듯 닿지 않는

종이 돈을


붙잡으려는 할아버지를

곁눈질로

조용히

지켜본다


아, 고소해


분명히 삐졌는데


잘못했어요


알아서

손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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