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초 Feb 14. 2021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확실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철학을 다루는 책을 좋아하지만 쉽게 읽히는 책을 많이 보지는 못했다. 이 책에 매력을 느낀 것은 철학이 주제이면서도 주제가 아닌 책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거창하고 어려운 철학을 본인은 얼마나 이해했는지에 대해 말하고자 쓴 게 아니라, 삶에서 닥친 어려운 문제들을 철학이라는 열쇠로 어떻게 쉽게 풀어낼 수 있는지 예시를 들며, 삶을 더 풍요롭고 단순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썼다. 다시 말해 이 책은 현실의 쓸모에 기초하여 쓰였다는 말이다. 사회로 나아갈 모든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




악의 있는 유머, 우월감에 의한 유머, 권위에 대항하는 유머에는 웃지 않는다. 그들이 유머라 인정하는 것은 철학적이다.
교양 없는 전문가보다 위험한 존재는 없다.
전문 능력이 있다고 해서 교양이 없거나 매사에 무지해도 되는 것일까?


르상티망, 니체

르상티망은 한마디로 시기심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무언가를 원할 때, 그 욕구가 '진짜' 자신의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지 혹은 타인이 불러일으킨 르상티망에 의해 가동된 것인지를 판별해야 한다.


부를 경멸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너무 신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를 얻을 가망이 없는 사람들이 부를 경멸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부를 얻게 되면 그들만큼 상대하기 곤란한 사람은 없다.

- 프랜시스 베이컨 <베이컨 수상록>


페르소나,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가면과 맨 얼굴의 경계가 애매해진다는 모티브에 우리가 끌리는 이유는, 자기 정체성이나 인격이 실제로는 매우 취약하며 외부 환경에 따라 왜곡되기도 하고 감추고 싶었던 무의식이 표출될 염려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실제로 어떤 장소에서 걸치고 있던 페르소나를 다른 장소에서는 또 다른 페르소나로 바꿔 쓰면서 어떻게든 인격의 균형을 유지해 살아간다. 인간이 어느 정도 마음 편히 살아가고자 한다면 일종의 다중인격도 필요하지 않을까?


예고된 대가, 에드워드 데시

에드워드 데시 교수의 연구에서는 대가를 약속하면 피험자의 성과가 저하되고, 예상 가능한 정신 측면에서의 손실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거나 또는 성과급이 기대되는 행동만을 하도록 만든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즉 대가를 약속받으면 높은 성과물을 내려고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많은 대가를 얻기 위해 무엇이든 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스스로 과제를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의 능력과 지식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도전적인 과제가 아니라 가장 많은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과제를 선택하게 된다.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것은 불확실한 행위이므로 이에 대한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확실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타고난 능력이란 없다, 경험을 통해 인간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타불라 라사

그 사람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무엇을 긍정하고 있는지보다 무엇을 부정하고 있는 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자유는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통렬한 책임을 동반한다, 에리히 프롬

인간이 이상으로 여기는 개인의 성장과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분리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매사를 생각하고 느끼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욱이 무엇보다도 꼭 필요한 것은 자신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데 용기와 강인함을 지니고 자아를 철저하게 긍정하는 일이다.

-자유로부터의 도피


자아실현을 이룬 사람일수록 인맥이 넓지 않다, 매슬로

자아실현을 이룬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

1. 현실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각하고 쾌적한 관계를 유지

소망, 욕망, 불안, 낙관주의, 비관주의에 기인해 예견하지 않는다. 미지의 것이나 애매한 것에 겁먹거나 놀라지 않고 오히려 흥미로워한다.

2. 자연을 비롯한 자신과 타자를 수용

마치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이듯이 인간성의 약점, 죄책감, 유약함, 사악함을 받아들일 수 있다.

3. 자발성, 단순함, 자연스러움

행동의 특징은 단순하고 자연스러우며, 거짓을 꾸미거나 결과를 노리느라 긴장하는 일이 없다.

4. 과제 중심적

철학적, 윤리적인 기본 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넓은 준거기준 속에서 살아간다. 폭 넓고 보편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일한다.

5. 초월성, 프라이버시의 욕구

혼자 있어도 불안해하지 않는다. 고독과 혼자만의 생활을 즐긴다.

6. 자율성, 문화와 환경으로부터의 독립, 능동적 인간

외부로부터 얻는 사랑과 안전에 의한 만족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자기 발전과 성장을 위해 자신의 가능서오가 잠재 능력을 믿는다.

7. 언제나 새로운 인식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항상 신선하고 천진하게 인식하고 경외와 기쁨, 경이로움과 황홀감을 느낀다.

8. 신비로운 경험, 최고의 체험

황홀감과 경이로움과 외경심을 동시에 가져오는 굉장히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이 일어났다고 확신한다.

9. 공동체 의식

인류에게 싫증이 날 때도 있지만 동정과 애정을 느끼며 도움을 주고자 한다.

10. 대인 관계

마음이 넓고 깊은 대인 관게를 유지한다. 소수의 사람들과 특별이 깊은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11. 민주적인 성격 구조

계급이나 교육제도, 정치적 신념, 인종과 피부색 등에 관계없이 자신과 잘 맞는 성격의 사람과는 누구와도 잘 지낸다.

12. 수단과 목적의 구별, 선악의 구별

매우 윤리적이고 확실한 도덕 기준을 가지고 있어 올바른 일을 행하고 옳지 않은 일은 하지 않는다.

13. 철학적이고 악의 없는 유머 감각

악의 있는 유머, 우월감에 의한 유머, 권위에 대항하는 유머에는 웃지 않는다. 그들이 유머라 인정하는 것은 철학적이다.

14. 창조성

건강한 아이의 천진난만하고 보편적인 창조성과 같은 종류의 독창성 등 발명의 재능이 있다.

15. 문화에 편승하기를 거부

다양한 방법으로 문화 속에서 잘해 나가지만, 사회의 규제보단 스스로의 규제에 따른다.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꺼이 생각을 바꾸는 사람들, 리언 페스팅어

우리는 신념이 행동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인과관계는 그 반대라는 사실을 인지 부조화 이론은 시사한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행동이 일어나고, 나중에 그 행동에 합치되도록 의사가 형성된다. 다시 말해 인간은 합리적인 생물이 아니라 나중에 합리화를 도모하는 생물이라는 것이 페스팅어가 내놓은 답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커밍> 미셸 오바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