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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윤 Jan 01. 2020

이 모든 것들(All These Creatures)

2019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상영작

절망스럽고도 아름다운 한 편의 성장시


Tempest의 아버지 Mal은 어느 날부터 앞마당 웅덩이에서 생겨난 정체 모를 벌레들이 내는 ‘소음’으로 괴로워하다 차츰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변해간다. Mal의 이상행동에 대해 사람들은 저마다 종교적, 의학적, 미신적인 견해를 표하지만, 누구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함을 소년은 직감적으로 알아차린다. 바깥세상을 조금씩 알아가며, 한 때 누구보다 다정했던 아버지 Mal을 변하게 만든 것들이 무엇인지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는 Tempest. <All the creatures>는 한 흑인 소년이, 세상과 불화하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한 남성의 내면과 병든 세상을 순수하고 섬세한 시각으로 관조하는, 절망스럽고도 아름다운 한 편의 성장시다. 소년의 무기력한 슬픔이 어두운 블루톤의 질감으로 시종일관 체험되며, ‘어른아이’ Tempest의 역을 맡은 Yared Scott의 진실을 직시하는 강렬한 눈빛과 은은하고 우울한 목소리가 마음에 깊고 오랜 여운을 남긴다. 병리적인 사회 속에서 어른이 된다는 건 누군가에겐 어쩌면, 슬프게 미쳐가는 과정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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