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스빌딩 <STRUKT: 스트럭트>
광주 동명동은 서울의 한남동과 같이 고급 개인주택들이 자리하고 있던 곳에 조금씩 빈집이 생겨나고 그곳에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활기를 더해가고 있는 동네이다. 대지를 기준으로 동남쪽으로는 건축가 우규승이 설계한 ‘광주아시아문화전당’과 동북쪽으로는 조선대학교를 사이에 두고 있어 문화수요가 집중되는 곳이다. 이러한 입지를 기반으로 얇은 지붕의 마천루로 형성된 주택 군락 속 압도적 규모로 시선을 압도하는 건축물이 있다. 1,2층의 카페 및 독립서점, 3층 단독주택이 합쳐진 복합근린생활공간으로 2017년 젊은 건축가상을 받은 이데아키텍츠 건축사무소와 협업하여 탄생한 ‘라티스빌딩’은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 부문 우수상과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 부문 우수상, 제22회 광주광역시 건축상 비주거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건축물의 용도로 봤을 때, 이곳은 과연 공적인 문화시설로 볼 것인지 사적인 개인주택으로 볼 것인지였다. 사실 이 영역은 건축주와 건축가가의 영역으로 깊이 고민한 부분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사적인 공간의 측면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도로에서 본 건물의 외관은 주변 컨택스트와 달리 엄격한 폐쇄적인 형태를 보이지만 내부로 들어오면 커다랑 마당을 중심으로 외부로부터 들어온 이용자들이 안마당을 공유하며 공간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외부의 엄격하게 정렬된 구조 프레임은 이 건물에 함부로 들어올 수 없을 것 같은 쉽게 접근하기 힘든 사적이며 더 나아가 권위적이기까지 하다. 프레임 사이로 뚫려있는 창호는 1층에서 대부분 오픈되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수 있는 카페의 입구의 기능으로 위로 올라갈수록 점진적으로 메꾸는 형태를 띤다. 이는 공적 영역에서 사적 영역으로의 변화가 입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반면, 건물의 내부로 들어서면 남향의 햇빛을 머금은 안마당이 보이고, 지하 성큰공간, 1,2층의 테라스와 옥외계단, 3층의 발코니 안에서 어느 공간에서든 이용자 간의 시선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나아가 다양한 공유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연장선을 만들어낸다.
‘공용면적’이라는 부속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이 요소들이 안마당에서 만나 사적인 마당이면서 모두에게 열려있는 마당의 역할을 하며 안마당에서 보는 내부의 공간은 기둥이나 벽체를 최소화하여 외부의 구조 패턴 사이와 대비의 양면성을 보이기도 한다.
도시공간에서는 건축물에 대해 공공성을 권유한다. 대부분 개인 소유의 부동산이라고 할지라도 도시공간 속에서는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공개공지와 같은 법적인 제안을 통해 개인소유의 대지를 일부 내어주는 방식으로 이뤄지곤 한다. 최근 거리를 걷다 보면 건물의 1층의 열린 공간, 마당을 조성해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보이는 게 이러한 현상을 따르기 때문이다. 라티스빌딩은 공개공지가 겉으로 드러내 적극적인 공유는 아니지만 안마당이라는 공간을 활용해 외부와 내부의 소통을 더욱 이끌어낸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글 | yoonzakka
사진 | yoonzakka
내용 참고 | 이데아키텍츠 건축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