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스 로스터리 앤 커피
브랜드 경험, 공간 경험, 유저 경험 등 온갖 단어에 경험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는 시대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경험들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카페를 찾는다. 하루에 최소 한 번, 카페를 가지 않는 날을 찾는 게 어려울 정도로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있는 카페에 그런 요구를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스타벅스 창립자 하워드 슐츠도 카페 사업의 본질이 커피를 파는 것이라기보다 집과 직장이 아닌 ‘제3의 장소(third place)’ 의 역할이라고 했고, 더 나아가 “사람들을 연결하고 커뮤니티를 만드는 힘이 커피에 있다” 고 이야기한다. 그 말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카페가 도시 사람들에게 수준 높은 공공장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현재 부산을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로 평가받는 모모스커피는 2007년 온천장에 위치한 작은 창고에서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으로 시작했다.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온천장을 찾아갈 정도로 훌륭한 커피를 선보이며, 다양한 원두를 선보이며 항상 새로운 느낌을 전달하는 모모의 커피는 특별하게 느껴질 정도니까. 하지만 커피에 대한 열정과 추구하는 가치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브랜드의 존폐 위기에 직원들이 국제시장에서 와플 기계를 구해와 와플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브랜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부산 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모스커피가 소개되고 그 이후로 모모스는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강화시켜 나갔다. 강사를 초청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오픈하고, 모모스 자체 온라인 카페를 개설해 지속적으로 손님과 소통을 하는 등 온라인에서 맺어진 인연은 오프라인까지 확장시켜 팬덤을 구축해 나갔다. 이러한 모모스의 관계 중심적인 관점은 함께 일해온 동료들의 몫이 가장 컸고, 직원들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근무제도, 커피 교육 및 연구, 다양한 복지제도 등 기존 커피업계의 환경을 앞장서 선도하며 브랜드의 지속가능성과 동료들의 자기 성장을 하는데 앞장선다. 그리고 2022년 영도에 옛 조선소 창고 공간을 개조해 꾸린 550여 평의 '모모스 로스터리 앤 커피'에 가면 이러한 과정 및 노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국내로 들어오는 대부분의 수입 원두는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게 된다. 모모스가 영도를 장소로 정한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생두 수입, 재배 및 유통, 보관 등 전 과정을 균형 있게 하고 있는 모모스는 부산항 그고 이곳 영도점의 창고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생두를 보관 및 관리를 하고 있다. 영도점의 경우 1-2주 정도 사용하는 생두를 보관하고 있으며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생두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창고에 적재된 생두를 보관 및 로스팅실로 이동하기 위해 설치된 줄지어진 사일런트 기계는 재미있는 광경을 연출한다. 온천장에 위치한 모모스 본점은 규모가 크지 않을뿐더러 원두를 옮기는 과정(한 포대 기준 20kg)에 최소 1시간 이상 소유되며 직원들의 체력 소모가 커 모모스는 이런 환경을 개선하는데 끊임없는 고민을 시도했다. 그렇게 "곡식을 가공하는 사일런트 기계에 생두를 보관하고 옮기는 일이 가능할까?" 하는 떠오른 아이디어로 장비업체 관계자들과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업무 효율성을 크게 변화시켰고 지금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보관장소에서 옮겨온 생두를 기계 파이프 관에 넣으면 컴퓨터에 입력된 값을 통해 생두의 종류에 맞는 기계로 빨려 들어가 보관 및 무게가 함께 측정이 된다. 그리고 로스팅실에서 로스팅을 위해 필요한 생두는 기계 내 상단 파이프 관이 흡입해 로스팅 기계로 옮겨지는 구조다.
넘쳐나는 커피 수요만큼 소비자들의 커피 맛의 기준은 갈수록 까다로워진다. 좀 더 완벽한 커피를 마시기 위해 다양한 카페를 찾아 나서고 그들만의 입맛과 시각으로 커피 맛에 대한 평가와 별점을 매겨 카페를 심사한다. 누구에게나 맛있는 커피, 완벽한 커피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는 어느 카페를 가든 마찬가지만 그 누구도 쉽게 자신 있다고 말하지는 못한다. 커피 맛과 향을 평가하는 커핑, 가공하는 방식인 로스팅, 다양한 추출법에 따라 커피 향과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커피에 대한 연구는 끝이 없고 접근방식도 다 다르지만 모모스는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높은 퀄리티의 스페셜티 커피를 고객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메인 공간 바를 기준으로 뒤편의 로스팅실은 현재 3개의 로스터 기계를 사용하고 있다.
로스팅기계는 모두 프로바트 브랜드를 사용하다 최근 가장 왼편은 로링사 브랜드의 기계로 변경했다고 한다. 현재까지 모모스가 추구하는 커피는 프로바트의 로스터기를 통해 완성되는 커피 밸런스가 좋았는데 워낙 원두의 종류가 천차만별이고 때에 거기에 따른 로스팅 방법과 노하우가 달라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원두의 건은 볶아져도 속은 볶아지지 않아 원두의 맛이 헤쳐지는 경우 탄내 혹은 콩냄새 등 맛의 변화가 크게 일어난다고 한다.
여러 이유로 상대적으로 배전도가 낮은 로링사 로스터기를 도입해 현재 기계에 맞는 원두를 사용해 연구에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며 추후 완성도가 나타날 즈음 싱글오리진 원두를 위주로 로스팅이 진행될 예정이고 소비자들에게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가운데 가장 큰 66kg 로스팅 기계는 모모스의 메인이자 블렌딩 원두를 선보이는 데 사용이 되고 있으며, 오른쪽 40년이 넘는 연식을 가진 25kg 규모의 로스터기는 국내 최초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The World Barista Championship, WBC) 우승자 전주연 공동대표가 당시 대회에서 사용하기 위한 원두를 생산하기 위해 도입이 이 됐지만 실현을 시키지 못했고, 현재 생산되는 원두는 모모스 영도 및 창고에 보관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모모스의 끊임없는 커피에 대한 연구와 쌓인 경험과 노하우는 건물 내 '모모스커피랩' 작은 쇼룸에서 매일 아침 전날 로스팅한 원두의 퀄리티 평가와, 매주 화요일 오전에는 퍼블릭 커핑 '와요 커핑'을, 그 외 시간에는 비정기 세미나, 바리스타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로스팅을 끝낸 원두는 물류창고로 이동하여 모두 기계화 작업을 거쳐 진공 및 포장작업이 이루어지고 최종 납품 검수 과정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된다. 항구도시라 물류를 통해 원두를 들여오기 유리한 부산에서 성장할 수 있었고 지역 내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은 모모스는 도시에 대한 사랑과 애정,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원두 패키지에 '로스티드 인 부산(Roasted in Busan)'을 표기하고, 시그니처 블렌드 '부산'의 패키지에는 도시를 관통하는 '포용'이라는 메시지를 표기하는 등 부산을 위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그들만의 방식으로 전달한다.
공공 공간의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공간인 카페는 도시 경관을 조망하는 공간조성, 건축의 언어를 사용하여 폭넓은 사람을 모이게 하며 커피 브랜드의 고유한 방식을 섞어 각자만의 방향으로 카페 건축을 볼 수 있는 관점 포인트다. 그리고 모모스가 걸어가는 행보는 조금 더 특별하다. 창고, 로스팅, 커피랩, 사무실을 한 곳에 배치해 모든 부서가 긴밀하게 일하는 동선으로 설계되어 있다. 통유리를 통해 커피 한 잔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볼 수 있게 하고, 커피 바를 포함한 모든 업무 공간은 하나의 스테이지처럼 직원들의 모든 행위가 공간을 더욱 다채롭게 채운다. 소비자가 커피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휴식의 공간만으로 아닌 직원의 관점으로 일하기 돋보이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공간에 소비자가 놀러 와 구경하고 다양한 소통 방식으로 교류를 함으로써 커피 한 잔을 좀 더 의미 있고 모모스의 존재를 사람들의 가슴속에 더 깊게 각인시키고자 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 영업시간
매일 09:00 - 18:00
- 모모스커피 주차장 이용
글, 사진 | yoonzak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