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투비
동탄에서의 현장 미팅이 끝날 무렵 어느덧 시간은 퇴근시간에 가까워졌다. 외근이 잦은 업무 특성상 퇴근시간이 사실 무슨 큰 의미가 있나 싶었지만 8월의 오늘 날씨는 두 번의 장마가 끝나고 오랜만에 보는 화창한 날이었다. 딱히 아직까지도 이유를 찾지는 못했는데 이대로 퇴근 후 귀가를 하는 게 못내 아쉬웠다. 그렇게 목적지 없는 곳을 향해 차 시동을 걸었고, 구글맵으로 근처를 탐색했다. 작은 카테고리조차 정해지지 않은 채 손가락으로 휙휙 저으며 반복한 지 제자리에서 몇 분이 지났을까? 이대로 있다간 차에서 허송세월 다 보내겠다 싶어서 직장 동료 S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 지금 동탄에서 현장 미팅 끝나고 퇴근하려 하는데 중간에 들릴만한 곳 없어요?"
"조금 돌아가는 길이긴 한데 거기 한번 가봐요."
S가 추천해준 장소는 용인 수지 쪽에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카페였다. '타임투비' S의 지인이 설계한 장소로 예전에 점심을 먹으면서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났다. 여기서 얼마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해 15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공원을 연상케 하는 조경을 끼고 있는 카페는 적벽돌 외관으로 웅장함을 뽐냈고 내부로 연결되면서 우드 톤의 포인트가 섞인 공간은 요즘 건물인 모던한 느낌이 강했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주변의 풍경은 한옥의 차경처럼 자연의 경치를 빌려오듯 계절이 지나며 다양하게 변하는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커피를 마시러 오는 목적이 아니라도 잠시 쉬어가는 쉼터로 이곳을 찾는 이들도 참 많겠지?
타임투비 공간은 단순히 카페를 이용하는 서비스 공간뿐 아니라 커피 교육 공간, 로스팅 실, 직원 업무 공간 등 복합적인 공간의 성격을 띄웠다. 인상적인 부분은 섹션마다 구분된 공간과 유기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동선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 1층의 메인 서비스 공간과 지하와 2,3층에 존재하는 세미나실, 로스팅 실, 직원 공간 등 단순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 공간에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공간을 경험하며 카페에서 '도서관'의 모습이 떠올랐다. 로스팅실의 다양한 장비에서 생성되는 연구 및 과정들과 그 과정을 학습, 공유하는 세미나실, 다양한 방법으로 추출 가능한 'BAR' 공간과 이 모든 걸 오감으로 받아들이는 공간. 다양한 자료들을 분야별로 전문성을 띠는 도서관의 성격처럼 오마주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고나 해야 할까? 오픈한 지 오래되지 않은 공간이지만 이미 벌써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곳이니 이왕이면 사람이 조금 한산한 시간대에 방문해서 사유와 회복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
- 영업시간
매일 10:00 - 21:00
*주문마감 20:30
- 내부 주차장 이용
글, 사진 | yoonzak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