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스퀘어
2024년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으로 신사스퀘어가 수상했다. 12차선의 거대한 도로를 마주한 건축은 정갈하면서 강남의 혼재된 도심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화강석과 유리를 활용한 파사드는 빛과 그림자의 변화무쌍함을 통해 공간을 깊이감을 연출하고 수직적인 타워와 수평적인 포디움의 형태는 강남대로의 도심 스케일과 조화를 이루며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느낌을 선사한다. 그 위로 유리 커튼월을 통해 주변의 도시와 자연을 반사하여 도시에 흡수되어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가 아닌 미완의 덩어리의 형태로 남았다.
건물 전체를 하나의 연속된 면으로 감싸는 석재는 빛의 각도에 다라 음각의 깊이감이 다르게 나타난다. 신사스퀘어의 정면은 하나의 면으로 읽히며 대로변의 끊임없이 움직이는 도시스케일에 이질감이 없도록 했고, 후면은 매스를 분절시켜 주변의 세로수길 스케일에 맞춰 몸을 낮췄다. 깊이감 있는 석재 파사드와 빛에 의해 변화하는 유리의 조화로 정갈하고 단순하지만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끔 한 것이다.
건축은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방향으로 방문객들이 건물에 들어와 다채롭게 탐험할 수 있게끔 유도한다. 다양한 방향에서 진입 가능한 입구는 보행자 중심의 신사동 배후지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데 보행로를 따라 걷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건물 로비에 들어와 있고 또 계단을 내려가면 건물 지하에 진입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이 거대한 건물 어딘가에 다다르게 된다.
건물의 안쪽으로 들어서면 커튼월의 안쪽의 뻥 뚫린 천장을 마주하게 된다. 커다란 상자의 뚜껑을 열어 놓은 듯한 형상은 빛을 그대로 흡수해 건물에 개방감을 표출하고 그 아래 조성된 열린 공간이자 작은 정원은 방문객 누구나 복잡한 도심에서 잠시 벗어나게 하는 숨통의 공간을 제공한다.
한남대교 남단은 경부고속도로의 시작과 끝 지점이자 강남과 강북을 연결 짓는 거대한 교두보로 서울에서도 가장 통행량이 많은 장소이기도 하다. 이에 한남대교를 따라 강남으로 들어가는 초입의 신사동은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로서 주거 및 업무용도의 건물들은 물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혼재한 장소로 성장했다.
1970년대 강남 개발의 촉진으로 아파트 지구 신설과 함께 압구정로 가로를 중심으로 노선상가가 팽창되었고 이러한 과정 속 신사동 가로수길이 형성하게 된 중요한 요인이 된다. 강북의 명문학교의 강남 이주는 자연스럽게 강북의 고소득층이 강남으로 유입하게 했고, 이러한 특수한 계층의 유입은 자연스럽게 강남의 고급 소비문화의 원동력이 됐다.
또한, 부유층을 따라 인사동 지역의 화랑들도 강남으로 이전을 하게 되는데, 강남 개발 당시 청담동에 비해 저렴한 임대료와 쾌적한 이미지로 많은 작가들이 화실을 열게 된다. 화실은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하는 작업실이지만 동시에 미술교육의 공간 역할을 한다. 학생들을 비롯 작가들 및 관련 업계 사람들이 왕래하기 시작하며 갤러리가 문을 열게 되고 이는 신사동이 문화 브랜드로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이와 함께 가로수길의 특색 중 하나인 패션 역시 90년대 패션 전문교육기관의 개교와 함께 패션 디자이너 지망생과 유학파 디자이너들이 들어오게 되면서 신사동은 패션거리, 디자이너 거리로 불리게 된다.
90년대 후반을 넘어가며 신사동 가로수길 배후를 중심으로 아파트와 단독주택등 다양한 주거지역의 형태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수입 고가구점과 인테리어 소품의 수요층으로 작용하게 되었고 신사동 가로수길은 디자인 회사들과 음악, 영화, 음반 등 관련 업종들도 함께 들어서게 되며 다양한 문화가 형성되었고 이곳에서 생산된 문화를 경험하고 소비하기 위해 음식점, 카페, 패션 등 사람을 불러 모으는 업종이 함께 발달하게 된다. 특히, 신사동 가로수길의 상점들은 타 지역에 비해 미술, 디자인, 패션 등 전문가들의 특색이 반영된 특별한 상점들이 주를 이루는데, 가로로 열려있는 노출형 입면을 통해 개방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에는 쇼핑에 특화된 상점들이, 세로로 폐쇄형으로 골목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음식점・카페・사무실 등이 주로 형성된다.
신사스퀘어는 고급 레스토랑과 병・의원, 사무실, 아트홀 등 럭셔리한 라이프스타일을 한 곳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거대 상권이다. 거대한 자본 아래 형성된 그에 맞는 품격 있는 운영은 당연하게 여겨지며 특정 수요층을 위한 공간이라고 연상되는 이미지도 들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신사동 가로수길이 가진 장소성과 변화하는 물리적인 특징을 놓고 봤을 때, 신사동이 가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낼 수 있는 건축이자 어디서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공경관이자 문화적 아이콘이며 도시와의 관계에서 건축으로서 어떠한 역할을 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 또한 기대될만하다.
글, 사진 | yoonzakka
내용 참고 | 네이버 지식백과, 서울건축문화포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