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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유빈 Feb 13. 2016

06. 드디어, 진짜 아마존 셀러가 되다

 처음에는 Seller 계정 개설 과정을 하나하나 브런치에서 소개할까 하다가, 여긴 브런치지 네*버 블로그가 아니라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그 생각은 접었다. 사실 Seller 회원 가입 과정 자체는 여타 사이트의 회원 가입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회원 가입 시 본인 확인을 위해 전화 혹은 문자로 PIN을 입력해야 하므로 전화번호가 꼭 있어야 하고(미국 번호 아녀도 된다. 휴대전화만 있으면 된다.), Professional Seller로 등록하거나 추후 Amazon 내의 CPC방식 키워드 광고인 Sponsored Products 이용할 경우 이 서비스 이용료가 결제될 해외 사용 가능 신용/체크카드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체크카드에 잔액이 없으면 거절당한다.) 또한 앞의 글에서 언급했듯, 판매된 상품 대금을 바로 한국 은행으로 송금받을 수 없기 때문에 미국 은행 계좌를 이용하거나 이와 동일 효력을 가지는 가상계좌를 갖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나와 같이 미국에 납세의무가 없는 해외 Seller의 경우 '납세의무가 없음'을 소명하여 세금을 면제받기 위해 W-8BEN이라는 일종의 Tax Interview를 Amazon Seller 계정 개설 과정에서 완료해야 한다. 인터뷰라고 적혀있어서 겁을 먹을 수도 있는데, 서면으로 설문조사 하듯 본인에게 해당되는 답변을 주어진 보기에서 선택하면 되므로 큰 어려움 없이 완료할 수 있다.


 위 4가지를 준비해서 Seller 회원 가입을 마치면 짜잔! 하고 Amazon의 Seller 관리자 페이지인 Seller Central 메인 페이지가 등장한다.

이제 진짜 Amazon Seller가 된 것이다!


http://sellercentral.amazon.com Seller 계정 개설도 이 주소에서 바로 할 수 있다.


 Seller Central에서는 내가 팔 상품을 등록 하고, 주문 정보 확인, 광고 및 프로모션 진행, 각종 판매 관련 지표 확인, 마지막으로 대금 회수까지 모두 다 할 수 있다. 나는 사실 이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의 종류나 그 깊이를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었는데, 일단 Seller 스스로 판매 관련 지표를 굉장히 자세하게, 다양한 dimension으로 살펴볼 수 있는 레포트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과거 내가 함께 일했던 거래처의 온라인몰 관리자 페이지의 경우 실시간 매출 지표는 언감생심였고 내가 파는 상품의 조회 수나 구매 전환율 같은 정보가 궁금하면 매 번 거래처 바이어에게 요청해야 했다. (그리고 예상 가능하게도, 갑은 을의 요청을 잘 들어주지 않는다....흑)


 게다가 관리자 페이지가 익스플로러에서만 열리는 곳이 있는가 하면 무려 액티브엑스를 강제로 설치하게 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곳, 밤 11시부터 아침 8시까지는 시스템이 닫히는 곳까지 정말 각양각색이었다. 물론 내가 함께 일한 거래처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리테일러에서 이제 막 온라인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던 곳들이 대부분인지라 조금 열악(?)했던 것이고, 바로 온라인으로 시작한 곳들은 더 나을 거라고 믿고 싶었지만 주변 제보를 들어보니 딱히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이런 시스템만 보더라도 Amazon이 여타 온라인 쇼핑몰보다 차별화 될 수 있었던 이유를 하나 꼽자면 Jeff Bezos가 창업 초기부터 Tech Company를 표방했다는 점인 것 같다. 단순히 구매자를 위한 쇼핑 웹페이지나 앱 UI 개발에 국한되지 않고, 실제 판매를 하는 Seller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도 많은 노력을 쏟은 흔적이 보인다. 게다가 3rd Party Seller에게 이렇게 많은 Data를 제공하는 온라인 쇼핑몰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Data 자체가 존재하는 곳은 많을 수 있겠지만, 그 Data를 Seller가 분석하기 좋은 Dimension으로 제공하는 것 자체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정보가 나오는지는, 판매를 시작하고 난 이후에 나오는 분석 레포트를 통해 소개하겠다.


 Seller 회원 가입도 마쳤으니 본격적으로 상품 등록을 할 차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가 Amazon Seller를 해보려 한다고 말하면 "그럼 상품 사진도 찍고, 포토샵도 해야하고 그러는거 아니야?" 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몰이라면, 그렇다. 똑같은 공산품일지라도 판매하는 사람이 다에 따라 각기 다른 이미지나 상품명을 사용해서 상품 등록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mazon은? 조금 많이 다르다.


 쉬운 이해를 위해 예시를 들어보겠다. 먼저 Gmarket에서 로지텍 와이어리스 키보드 K400이라고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똑같은 K400이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Seller 숫자만큼의 검색 결과가 나온다.

똑같은 상품인데 상품명도, 이미지도, 가격도 각양각색


 반면에 Amazon에서 Logitech Wireless Keyboard K400이라고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검색 결과는 단 한건만 나온다. 대신 이 모델을 파는 Seller들이 각기 제공하는 Offer 의 숫자가 상품의 상태에 따라 (신상품/중고) 분류되어 검색결과에 함께 표시된다. 즉, 똑같은 상품을 파는 여러명의 Seller들은 단 하나의 상품 페이지를 공유하면서 가격과 배송 속도로 차별화되는 본인만의 Offer를 제공하고, 구매자는 이들 중 한 곳을 선택하여 구매하는 시스템이다.

검색결과는 단 하나, 단 똑같은 상품에 대한 Offer는 여러개.


 단순히 구매자 입장에서 봤을 때 국내 온라인 쇼핑몰 보다는 Amazon의 방식이 훨씬 직관적이고 깔끔하다. 사실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나 식품 같은 경우가 아닌 공산품의 경우 어차피 제조사는 한 곳이고 똑같은 상품을 파는 판매자가 여러명일 뿐이다. 때문에 우리나라 쇼핑몰에서 공산품을 살 때에 구매자는 각 구매자 별 상품 페이지를 하나하나 눌러보고 내용을 확인 하고 구매하기보단, 그냥 최저가 순 정렬을 한 다음에 구매 후기 등에 판매자가 사기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구매를 한다. 그 과정 조차도 아예 단순화해서, 내가 원하는 모델을 검색하면 단 하나의 검색 결과가 나오고 그 검색 결과 내에서 최저가 Offer를 찾아내어 구매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편리할 수는 없다. 아래 이미지의 네이버 쇼핑이 이와 유사하나, 그 자체가 쇼핑몰은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상품 내의 여러가지 Offer 중 하나를 선택하면 다시 외부 사이트로 랜딩되는 불편함이 있다. Amazon은 가장 심플한 형태로 이를 구현한 것이다.


비슷하지만, 구매를 위해서는 외부 사이트로 다시 옮겨가야 한다


 Seller 입장에선 어떨까? 공산품을 파는 Seller 입장에서, 이미 다른 Seller 들이 판매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상품을 판매하려해도 매 번 상품 정보를 새로 등록해야 한다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근데 Amazon에서는 최초에 누군가가 해당 상품을 이미지 등의 상세 설명과 함께 등록하고 나면, 그 상품 정보 페이지를 공유해서 별도의 정보 입력 없이, 내가 판매하려는 가격과 보유 재고 수량 입력만으로 10초만에 상품 등록을 완료할 수 있다. 사실 상 상품 등록이라기 보단, 이미 등록된 상품에 대해 본인만의 Offer를 등록한다고 볼 수 있다. Seller입장에선 상품 등록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보다 더 많은 Offer를 Amazon에 등록하고 판매할 수 있고, 상품 등록에 쏟는 시간 보다는 인기가 있는 상품을 내가 얼마나 경쟁력 있는 가격에 Offer할 수 있는가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다. Amazon의 입장에선 Seller들이 같은 상품 페이지를 공유하면서 경쟁하게 되면 상품 판매 가격이 인하되는 효과가 있으므로 Amazon 자체가 가지는 타 리테일러 대비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얻는다. 사실 여기에 좀 더 탄력을 붙이기 위해 Amazon이 도입한 Buy Box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 얘기만 갖고도 할 말이 너무 많기 때문에...이는 다른 포스팅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어떻게 이 방법이 유지될 수 있을까? 대부분의 공산품 패키지 뒷면에는 바코드가 있는데, 이 바코드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표준 바코드이다. Amazon 최초 상품 등록 시에는 반드시 이 표준 바코드가 있어야 등록이 가능한데 한 번 바코드를 사용하여 등록된 상품의 경우 누군가가 바코드를 입력해서 신규 상품 등록을 하려 하면 자동으로 기존에 등록된 상품 정보로 mapping된다. 따라서 국내 온라인 마켓처럼 똑같은 바코드를 가진 상품을 여러명의 Seller가 각기 다르게 상품 등록을 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또한 상품 정보는 해당 상품에 대한 Offer 를 제공한 Seller라면 누구나 수정 제안을 할 수 있는데 (일종의 집단 지성이랄까), 다만 수정한다고 바로 반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상에서 수정해야 할 내용을 입력 후 Submit하면 Amazon 내부 심사 팀에 의해 심사 후 반영된다.  


 물론 아직 Amazon에 등록되지 않은 상품을 판매하려 할 경우 상품 이미지나 상품 설명을 직접 입력해서 등록해야 한다. 다만 내가 팔려는 책의 경우 중고책인지라 대부분 신간이 아니라서 Amazon에 이미 등록되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미 등록된 상품을 찾은 후 내가 판매하고자 하는 가격과 재고수량만 입력하면 Offer 등록을 마칠 수 있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바로 등록을 해 보았다.


 먼저 Seller Central의 Inventory > Add a Product 메뉴로 들어간다. 기존에 Amazon에 등록된 책 중 한국어로 쓰인 책을 찾기 위해 검색 창에 Korean Edition이라고 입력 하고, 카테고리 필터 중 Book 카테고리를 선택했다. 그럼 아래 그림처럼 이미 Amazon에 등록된 한국어 책 리스트가 쭉 나온다. 각 상품 별로 표준 바코드 정보가 함께 나오므로 내가 팔고자 하는 상품과 정확히 일치하는 상품인지를 바코드 번호를 통해 재확인 할 수 있다. 마침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있으므로, 엄마를 부탁해 상품에 나와 있는 Sell Yours 버튼을 클릭해 보겠다.

Seller Central에서 Book Category > Korean Edition이라 검색하면 한국어로 적힌 책 리스트가 나온다


 그럼 아래 이미지와 같은 Offer 등록 페이지로 이동하게 된다.

등록하고자 하는 상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나와있다.


 이 페이지에서는 앞서 검색 결과보다는 더 자세한 상품 정보가 나와있다. 카테고리 내에서의 Sales Rank도 나와있어서 나중에 판매량이 나오면 어림짐작으로 순위에 따른 판매량을 예측할 수도 있다. (슬프게도, 신경숙 책의 랭크는 매우 낮다..여기서 뭔가 슬픈 예감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가장 중요한, 이 책을 파는 또 다른 Seller가 얼마나 있고, 이들 중 최저가 Offer는 얼마인지가 함께 나와있다. New는 새 책의 Offer 숫자이고 Used는 중고책 Offer를 뜻한다. 중고 책 최저가가 $14.75이므로 가격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나는 $14.74에 등록해 보도록 하겠다.


 필수로 입력해야 하는 사항은 빨간 별표로 표시되어 있는데 SKU(Seller가 사용하는 고유의 재고 관리 번호), Condition(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의 상태-중고이므로 Used 선택), Your Price(판매가격), Quantity(보유 재고 수량)만 입력하면 된다. 나머지는 선택 입력 사항이고, 다 입력하고 맨 아래로 스크롤하면 예상되는 Fee까지 친절하게 계산해준다. "Save and Finish"를 입력하면 등록 완료!


 이런 방식으로 총 34개의 책에 대한 Offer를 등록했다. 의외로 Amazon에 기 등록된 한국어 책의 종류나 숫자가 많지 않아서 등록 방법 자체는 쉬웠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숫자를 등록하기가 어려웠다. 또 도대체 이 가격에 팔면 뭐가 남는거지 싶을 정도로 싸게 팔리고 있어서 등록을 하지 못한 책들도 상당 수 있었다. 등록하면서 좀 충격적이었던 건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한국어로 된 책 중 가장 Sales Rank가 높은 책이라는 것이었다. 6위도 아니고 600위도 아니고 6000위도 아닌 60만대의 순위였는데...흠.

나의 첫 리스팅. 총 34종류의 중고 책을 등록했다.


어찌되었건, 1차 Offer 등록은 끝냈다. 자 이제 주문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Disclaimer: 저는 Amazon 혹은 Amazon의 자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이지만, 저의 Brunch에 담기는 Seller로서의 기록은 제 개인적인 의견일 뿐 Amazon을 대변하는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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