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에 제약이 없는 디지털 노마드
유럽 여행은 약 한 달간의 일정이었고, 7개국을 돌아다니는 일정이었다. 이상한 건 자유롭게 보고 싶은 것들을 보고, 먹고 싶은 것들을 먹으며 다녔는데, 여행 끝무렵이 되니 이전에 봤던 유럽 여행 후기들이 떠올랐다. ‘유럽을 좀 다니다 보면 사실 유럽 거리는 다 비슷하고, 문화재들도 비슷비슷하다.’라는 이야기들. 당시에는 ‘그래도 다 다르겠지 싶었다. 그 안에 있는 역사도 풍경도 다 다를 텐데, 어떻게 거기서 거기야.’ 생각했다. 근데 웬걸. 여행 끝무렵이 되고 나니 나도 어느새 그 후기들처럼 느끼고 있었다.
친구와 나는 여행은 즉흥적인 것이라며, 숙박과 교통 그리고 주변에서 추천하는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철저한 계획을 세우진 않았다. 흔히 말하는 대표적인 관광지보다는 곳곳에 숨은 명소와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맛집을 여유롭게 다니는 걸 좋아했기 때문이다. 근데 그 한 달이 생각보다 길었을까. 우리가 파리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끝무렵의 여행이라 세워놨던 계획은 없었고, 대표 관광지들(에펠탑, 몽마르뜨 언덕, 루브르, 오르세 박물관 등)을 메인 키워드로 다녔다. 근데 생각보다 시간이 꽤 많이 남아서 머무른 3일 동안 매일 에펠탑을 보러 갔었다. 우리가 의도한 대로 충분히 여유로웠던 시간이었지만, 생각보다 길어지니 나는 문득 파리에서 여행자가 아닌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행지는 여행지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속에서 출근하고, 생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일상에서 여행하고, 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찾아 헤맨 것 같다. 사진을 찍어서 팔 생각도 하고, 온라인몰을 오픈해서 안정화시키고 다닐까 생각도 해보고, 재택근무가 가능한 회사로 입사할까도 생각하면서 많은 시도를 해본 것 같다.
지금은 글로 돈을 벌 수 있는 일들을 찾고자 프리랜서 에디터로의 역량을 쌓는 중이다. 현재는 IT회사에서 마케터로 근무하고 있지만, 브랜드와 비즈니스를 다룬다는 것에서 비즈니스 미디어 플랫폼의 객원 에디터로의 활동이 가능하게 되었고, 취향 플랫폼에서의 에디터로의 활동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다양한 곳에서 프리랜서를 구한다는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아마 회사를 다닐 때 다르게 자유라는 좋은 점이 있겠지만 반면에 소속되지 않았다는 것에서 오는 불안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내가 꿈꾸던 모습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보면서 더 열심히 내 개인 역량을 기르려고 한다. 이렇게 시작하는 브런치도 또 어떤 식으로 나에게 기회들을 줄지 모르는 일이다.